이직을 꿈꾸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가 몇 년째 고생하는 친구가 있다. 2년 정도 하소연 하다 최근에서야 힘을 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직장으로 간다는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다른 친구는 학생이 말을 듣지 않는데 제재할 방법이 없어 힘이 든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대한민국 긍정감정지수는 59점으로 조사대상 143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인 118위로 나타났다. 옆 나라 중국은 75점, 일본은 66점으로 우리보다 높았다. 정말 주변을 돌아보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는 많지 않다. 관련 기사 댓글 1위는 “뭐해도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다.
지구상 콤플렉스 없는 사람과 나라는 없다. 미국은 역사가 짧아서 오는 역사 콤플렉스, 캐나다는 미국 옆에 붙어서 오는 정체성 콤플렉스, 이스라엘은 적에게 둘러싸여 있어서 두려워하는 포위 콤플렉스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대주의 콤플렉스, 불행하다고 느끼는 불행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저성장’ 시대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마저 팽배하다.
결핍이 성공을 만든다. 원천기술이 없다는 콤플렉스로 국내 대기업은 수십년전 선진국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제는 세계 1위가 됐다. 청소하기 싫어서 ‘스팀청소기’를 만들어 대박을 낸 기업이나, 아내가 비염으로 고생해 침구청소기를 개발해 낸 기업은 결핍과 욕구가 만들어 낸 꿈의 결과물이다.
꿈꾸는 만큼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꿈을 꿔야 의욕이 생긴다. 중소기업도 대기업 브랜드에서 밀린다고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기업을 벤치마킹해서 배워오자. 대기업은 수성이 창업보다 힘들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힘으로 빼앗고 베끼지 말고 중기와 상생의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금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회가 돼야 우리의 삶을 지탱시켜줄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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