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이 실리콘 폐기물로 차세대 전지 소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규한·KIGAM)은 폐실리콘 슬러지로부터 차세대 리튬이차전지 음극소재인 실리콘-그래핀 복합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연구는 장희동 광물자원연구본부 희유자원활용연구실 책임연구원 팀과 김한수 한양대 교수, 지아싱 후앙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실리콘 슬러지(폐기물)는 반도체 및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다. 주성분은 실리콘과 실리콘 카바이드다. 발생 규모가 연간 1만톤 이상이나 대부분 폐기된다. 실리콘 슬러지에는 순도 10N(99.99999999%) 이상 초고순도 실리콘 나노입자가 30% 이상 함유돼 있다. 연구진이 이를 분리, 회수하는 방법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이유다.
장 책임연구원팀은 폐실리콘 슬러지를 물에 분산시킨 콜로이드 용액으로부터 에어로졸 공정을 이용해 실리콘을 화학처리 없이 단일 스텝(one-step)으로 분리 회수했다. 그 뒤 그래핀과 바로 결합시켜 고효율 이차전지 음극 소재인 실리콘-그래핀 복합체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판에 30일(영국시각) 게재됐다.
한편 이 기술 개발은 환경부 글로벌탑 환경기술개발사업인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사업단(단장 조봉규)의 지원을 받았다.
장희동 책임연구원은 “환경문제 해결과 고부가가치 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해외에 기술을 수출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