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째 이어져 디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0.3%를 기록한 1999년 7월 이래 15년 8개월만에 최저치로, 담뱃값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하면 2월에 이어 다시 한 번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12월 0.8%, 1월 0.8%, 2월 0.5%, 3월 0.4%로 상승률이 줄어드는 추세다.
전년동월대비 도시가스 요금(-14.0%), 농축수산물(-0.8%), 석유류(-21.4%)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다. 신선식품물가는 신선과실 등이 하락하며 전월대비 2.7%, 전년동월대비 2.0% 각각 떨어졌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석유류·도시가스 가격의 하향 안정세 등 공급측 하방 요인이 작용해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에 머물렀다”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대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중반대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됐다. 2월 전체 산업생산이 3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세가 기대됐지만 아직은 미약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부는 낮은 물가 상승률은 저유가 등 공급 요인 때문이며 아직 디플레이션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처음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근원물가가 2%대를 넘어선다며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김재훈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 기상여건 등 물가 변동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하겠다”며 “석유류 등 분야·품목별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통신·주거·의료비 등 서민생활 밀접 물가를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단위:%)
자료:기획재정,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