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트로닉스가 고성능 계측 장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광통신 기간망 연구 등에 필요한 고대역 계측 장비 출시로 기존에 강점을 가진 범용·보급형 제품부터 고성능 제품군까지 라인업을 갖춰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양석용 한국텍트로닉스 대표는 최근 출시한 ‘DPO70000SX 70㎓ ATI 실시간 오실로스코프’를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제품은 70㎓의 고대역 처리 성능을 확보한 첫 실시간 오실로스코프다.
고성능 오실로스코프가 사용되는 차세대 광통신 시장은 최근 100㎓, 400㎓의 초고대역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외 정부 연구소와 상용 연구기관, 리서치 센터 등 고속 신호 측정이 가능한 고성능 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고가 제품이지만 첨단 기술 선행 연구를 위해 성능이 가장 우선시 되는 시장이다.
고대역 주파수 분석을 위해 대역폭이 넓어지면 분석할 수 있는 신호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이 때문에 깨끗하고 정확한 신호 포착을 위해 뛰어난 노이즈 처리 성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계측 장비는 신호 샘플링 기술 구조상 노이즈 처리에 한계가 있었다. 저주파 대역과 고주파 대역 신호를 따로 처리하면서 이를 분리하고 다시 합치는 과정에 상당한 노이즈가 발생했다.
텍트로닉스는 신제품에 ‘비동기 시간 보정법(ATI)’이라는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저주파와 고주파 대역 신호를 동시에 처리해 신호 분리와 일체화 과정의 노이즈 자체를 없애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70㎓ 고대역에서도 노이즈를 대폭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장비 크기도 줄였다. ATI기술로 정밀도와 신뢰성을 확보하고 장비 소형화로 공간 확장성과 가격 경쟁력을 추구했다. 필요 성능에 따라 제품을 수직으로 확장 설치할 수 있도록 상부에 홈과 고정용 부품 등을 추가했다.
텍트로닉스는 최근 3년간 사물인터넷과 NFC 등 통신 기술에 맞춘 범용 계측 장비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시간축과 주파수축 측정장비를 일체화한 MDO3000과 실시간 스펙트럼 분석으로 무선인터넷 기지국 등에서 이상신호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RSA306 등이다.
이번 고성능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보급성을 추구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선도기업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업체 간 특화 영역 구분이 희미해지는 계측장비 업계 추세 맞춰 공세적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석용 한국텍트로닉스 대표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고대역 분석 성능을 충족하는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ATI 등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새로운 형태의 장비로 시장 변화를 모색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