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9명의 신임임원을 영입했다. 이들은 각 분야 전문가로 네트워크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환경안전센터 등 관련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자랑한다. ‘개방’과 ‘혁신’의 삼성 시대가 강화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공시한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영입한 신규 미등기임원은 9명이다.
영국 디자인 기업 ‘탠저린’ 대표를 지낸 이돈태 글로벌디자인팀장(전무), 캐나다 보안 소프트웨어(SW) 기업 ‘픽스모’ 창업자 릭세갈 무선사업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팀 상무를 비롯해 남성 7명, 여성 2명이다. 부문별로는 IM(IT·모바일) 5명, CE(소비자가전) 3명이며 그 외 환경안전센터 1명이다.
생활가전사업부 민소영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서울대를 졸업한 영국 테스코 출신 소비자 분석 전문가다. 전자산업과는 이번에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04년부터 3년간 테스코 본사에서 냉장식품 구매 관리직으로 개별 맞춤 마케팅 ‘클럽카드’로 고객 충성도를 높였다.
국내로 돌아와서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클럽카드를 강화, ‘베이비&키즈클럽’과 ‘와인클럽’을 론칭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한·영 양국을 오가며 고객 및 매장관리 업무를 맡다가 올해 2월 아시아브랜드매니저를 끝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김대영 네트워크사업부 글로벌서비스팀 전무는 모토로라, 에어바나, 네이블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연구개발(R&D)을 맡아왔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전무는 2003년 통신 솔루션 기업 ‘네이블 커뮤니케이션즈’를 창업해 지난해까지 회사를 이끈 경험이 있다. 통신사 네트워크 망 보안 솔루션을 개발·납품해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0월 회사를 엔텔스에 매각하고 올해 1월 삼성전자에 둥지를 틀었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강화를 내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서 보안, 솔루션 등을 맡는다.
같은 사업부 진재형 네트워크영업팀 상무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마케팅 재원이다. 대우인터내셔널과 LG전자, 시스코에서 마케팅·영업을 두루 거쳤다. 시스코에서 기업업무를 담당하던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상대하며 삼성과 연을 맺었다.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사업부 기업영업과 마케팅을 맡아 고객사 확대에 나섰다.
이경성 환경안전센터 글로벌환경안전팀장(상무)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현 안전보건공단) 출신으로 사업장 유해화학물질 취급·관리 전문가다. 2013년 삼성전자 등 산업계에서 이어진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에 대해 △안전 확보를 위한 작업허가 시스템 마련 △사고발생 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비상조치 계획 수립을 업계에 조언했다. 공단에서의 실무와 정책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에 강조되는 사업장 안전강화에 기여한다.
삼성전자 외부인력 수혈은 최근 강조되는 체질개선이 목적이다. 과거 스파르타식 내부 훈련에 의존하던 인재확보 방식에 변화가 감지됐다.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조직개편으로 ‘어느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흑묘백묘론’과도 같다. 그룹 CEO들도 범위에 상관없이 “M&A 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강하게 밝히는 등 새 시대 삼성의 개방과 혁신이 지속적인 외부인력 수혈로 이어지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