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산업계와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심사를 활성화해 특허 무효를 조기에 차단한다.
특허청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생활산업 9개 분야를 대상으로 산업계와 협력해 심사하는 ‘열린 심사’를 시범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내년부터는 전체 생활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국민참여형 열린 심사를 본격화한다.
열린 심사는 심사관이 접하기 어려운 산업 현장 기술정보(비특허문헌-설계도면, 카탈로그, 논문 등)와 산학연 전문가 지식·의견을 제공받아 특허심사에 활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러한 자료는 과거 특허 무효심판이나 재판 과정에 제출돼 특허를 무효화시킬 만큼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됐다.
특허청은 연간 전체 무효 심판건의 39%에 달할 만큼 무효소송이 많고 산업현장의 비특허 문헌 정보가 풍부한 9개 생활산업 분야(전력, LED조명, 촉매화학, 박막트랜지스터, 보안, 지반, 냉동공조, 신발, 기능성식품)를 우선 시범실시 분야로 선정했다.
열린 심사에 외부 전문가가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심사협력 채널도 마련했다.
출원인과 산학연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열린 심사 협의체’를 구성, 2~3개월 주기로 심사관이 제시하는 특허쟁점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수렴해 심사에 활용한다.
온라인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논의대상 특허 핵심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추가 논의 필요시 이메일로 상세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심사협력 과정이 정착되면 특허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특허권 기준 부여 시 산업계와 심사관 간 견해차가 줄어 심사결과에 대한 산업계 불만이 줄어들고, 개방형 특허 행정이 촉진될 것으로 특허청은 기대하고 있다.
특허청은 산업계 전문가 제공 정보가 심사에 활용 시 소속기관에 대한 수수료 감면, 외부 자문 수당 지급,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열린 심사 참여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외국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이 열린 심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2007~2011년 열린 심사 웹사이트 ‘Peer-to-Patent’를 개설한 데 이어 2012년 9월부터는 Q&A 방식 개방형 열린심사 사이트 ‘Ask Patents’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가 ‘특허품질 향상을 위한 대중 참여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열린 심사 제도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천세창 특허청 특허심사1국장은 “올해 말까지 열린심사 시범 실시과정에서 도출된 사항을 종합 분석해 우리나라 산업 현실에 맞는 최적 모델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전체 생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열린 심사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