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가 시작됐다. 경쟁상황평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확정 근간자료다. 상호접속료 차등 같은 통신 비대칭규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SK텔레콤 시장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진행돼 주목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유효경쟁 정책 변화도 가능하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업계 관계자를 불러 2015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킥오프 미팅을 개최했다. 6월까지 통신사별 통계자료를 수집하고 7월 중간의견 수렴, 9월 초안 작성, 10월 워크숍, 11월 완료 일정으로 추진한다. 발표 시점은 연말이다. 올해 평가는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도매시장과 결합상품 분석을 더 세분화하고 심층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1999년 도입된 경쟁상황평가는 해당 산업의 경쟁 현황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KISDI가 미래창조과학부 용역을 받아 실시한다. KSIDI는 사업 목적을 ‘정부개입(사전규제) 필요 시장과 규제대상 사업자 식별, 규제 종류와 강도 결정을 위한 시장판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규제’와 ‘촉진’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시장구조 집중도(매출과 가입자 점유율 등)와 시장성과(초과 이윤 차이), 이용자 대응력 등을 근간으로 규제대상 사업자를 식별한다. 1위 사업자가 매출 기준 점유율 50%를 넘으면 ‘비유효경쟁상황’으로 평가한다.
미래부와 KISDI는 올해부터 도매시장과 결합상품 평가를 강화한다. 지금까지 두 분야를 빼놓은 것은 아니지만 더욱 체계화한 평가를 하겠다는 의도다. 올해부터 당장 시장지배적 사업자 정의가 달라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환경변화에 따라 평가 방식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도매 시장은 기업과 기업 간 망과 설비를 제공하는 시장이다. 알뜰폰(MVNO)과 케이블사업사업자(SO)가 대표적이다. 통신사 간 경쟁 이슈는 도매시장에서도 발생한다. 소매시장만으로는 유효경쟁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변화 배경이다.
업계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도매시장 지배력 평가(규제)를 강화하면 소매시장 경쟁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의 의도를 강조하는 관점이다.
둘째 유럽연합(EU)과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경쟁상황평가 중심이 소매에서 도매 중심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첫 걸음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언젠가는 모든 평가가 도매시장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합상품 평가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 경쟁상황평가에서 결합상품은 큰 이슈가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지배력 전이 논란이 일면서 평가가 한층 강화된다. 결합상품이 다른 서비스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기존 핵심서비스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KISDI는 결합상품 이용자 실태를 조사해 가격과 서비스 만족도 등 긍정적 측면과 전환비용 등 부정적 측면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유무선 결합 경쟁이 심화되는 점을 감안해 유선결합과 유무선 결합 이용자를 구분해 조사할 방침이다.
통신사 한 정책담당자는 “지금도 도매시장과 결합상품 평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평가를 세분화한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10여 년간 이어온 현재의 비대칭규제 등 유효경쟁 정책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5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주요 변화
자료:KISDI·업계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