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호성 솔루나 대표

[人사이트]김호성 솔루나 대표

“자본력 없는 중소기업이 소재 사업을 해보겠다고 하면 다들 말립니다. 단기간에 수익 창출이 어려운데다 지속적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 기술만 있으면 국내서도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방열 소재 전문 업체 솔루나 김호성 대표는 대기업 위주로 재편돼 있는 국내 소재 산업에서도 독자 기술로 승부한다면 강소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도적 기술력이 강소기업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 요건”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솔루나는 방열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용 메탈PCB에 들어가는 고방열 원소재를 개발·생산한다. 최근 개발한 5W/mk의 높은 열전도도를 갖춘 금속동박적층판(MCCL)은 부품소재 강국 일본과 유럽 고객들로부터 주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MCCL은 LED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LED 광원에서 열을 빼내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LED 조명업체에서 먼저 적용하기 시작하자 얼마 전부터 국내 대기업도 솔루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솔루나는 사업 초기 국내에서 영업을 했지만 대기업 종속적인 영업 구조로 인해 일찌감치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김 대표는 “대기업 중심의 시장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독자 기술은 소개하기도 쉽지 않았고 인정받기까지는 너무 많은 과정이 필요했다”며 “반면에 해외에서는 오로지 성능테스트 결과만을 가지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회도 많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루나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보다 높은 스펙의 제품 개발에 몰두한 결과 오히려 국내 보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먼저 인정받았다. 최근 이 회사는 해외 고객의 요청으로 자동차 안개등용 방열 제품을 개발, 품질 승인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자본력과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보다 선도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이젠 고객들이 먼저 찾아올 정도로 기술경쟁력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고객사가 급증하면서 이들 수요에 대비해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공장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받기엔 한계가 따른다. 자금 대출 시 기술력보단 재무제표와 신용평가 비중이 높다.

김 대표는 “설립 이후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아예 일정 규모의 생산만을 유지하면서 원천기술을 가지고 연구개발(R&D) 전문회사로 남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어떤 선택을 하던 방열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을 정직하게 평가·인정받아 해외 기술 의존적인 국내 기술개발 패러다임을 깨고 이 분야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