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생명 중심 역학구도 재편?

버크셔 해서웨이식 그룹 운용 방식 가능성도, 저금리는 생명 상장의 걸림돌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미래에셋그룹의 역학구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미래에셋생명이 상장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운용, 증권, 생명 등 3사 체제를 구축 중이지만 현재는 박현주 회장이 챙기고 있는 자산운용이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구도가 생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이 상장되면 미래에셋그룹 역학구도가 자산운용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은 20~30년간 운용할 수 있는 중장기 투자 자금을 모을 수 있어 그룹을 대표하는 위치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설적인 투자자로 유명한 워런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그룹의 자산 비중은 투자사업 보다는 보험 사업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크게 보험, 제조, 금융 사업 중 보험의 자산이 3338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철도와 유틸리티, 에너지 사업 등 제조업은 1588억 달러, 투자사업은 335억 달러다.

또 수입 측면에서도 보험은 2014년 한해 동안 1468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제조업은 406억 달러, 투자사업은 71억 달러에 불과했다.

같은 맥락에서 미래에셋그룹도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 체계가 완성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험에서 자금을 끌어오면 자산운용과 증권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 중에는 최현만 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으로 간 이유가 표면적으로는 상장을 위해서지만 미래에셋생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정확히 계획된 것이 없어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에는 걸림돌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1%대의 기준금리가 계속 유지될 경우 채권 투자가 많은 보험사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하게 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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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