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400억원이 넘던 정부 투자자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예산이 3분의 1 토막 났다. 민간 벤처캐피털 자금마저 소재부품기업을 외면해 업계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5일 관련 정부·기관에 따르면 투자자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정부 예산은 2004년 433억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는 150억원으로 줄었다. 2012년 312억원에 달했지만 2013년 203억원, 지난해는 157억원이었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업체에 돌아가는 자금 규모 자체가 줄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연 10억원이 지원됐지만 2000년대 후반 7억원, 올해는 5억원으로 축소됐다.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관계자는 “단위사업비가 줄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업계 관심도는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수주 경쟁은 여전히 높다. 과거 4 대 1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107곳이 신청해 31곳이 선정돼 경쟁률이 3 대 1 이었다.
예산 축소는 사업 장기화와 소재부품 예산 축소 영향이다. 투자자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은 2000년 처음 시행돼 올해로 16년째다. 나기용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정책과장은 “사업을 오래 진행하다보니 예산당국에서는 계속 줄이려한다”고 말했다. 한때 5000억원에 달했던 소재부품 분야 정부 예산이 3000억원대로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벤처캐피털 마저 소재부품 투자를 줄여, 소재부품업계 자금난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벤처펀드의 업종별 투자 비중을 보면 기계·전자·화학자동차 등 소재부품 분야는 2012년 27.8%에서 지난해는 14.2%로 줄었다. 이 기간 바이오는 8.5%에서 17.9%, 서비스는 7%에서 14.2%로 증가했다.
투자자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이 업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인 벤처캐피털이 공동으로 투자해 사업화 성공률이 69.3%에 달한다. 이는 산업기술개발사업 평균인 45.0%보다 25%포인트가량 높다. 여기에 소재부품 무역흑자 1000억달러 달성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소재부품 무역수지가 1996년 37억달러 적자에서 지난해는 107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2020년 소재부품 4대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송금수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 연구소장은 “이 사업은 정부 R&D자금과 민간 투자유치를 동시에 이뤄 기술개발과 사업화, 그리고 해외 진출 기반 구축에 큰 도움이 된다”며 “소재부품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투자자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민관 매칭으로 소재부품기업에 투자하는 사업이다. 정부의 기술성 검증을 받은 업체를 대상으로 벤처캐피털이 투자 심사를 한다. 두 곳 평가를 통과해야 업체는 자금을 받는다. 기술성(정부)과 시장성(민간)을 모두 검증해 사업 성과가 높다는 평가다. 정부와 민간 벤처캐피털 재원 비중은 일대일이 원칙이다.
<투자자 연계형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현황(단위:개사, 원)/자료: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