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특허침해 소송에서 입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손해액 산정 기준도 높이는 등 특허권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오는 6월 수립한다. 자국 특허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일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의 보호 역할도 동시에 하게 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하고 지식재산(IP)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특허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율(23%)은 독일(63%), 네덜란드(41%), 프랑스(39%) 등 유럽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허출원 및 지식재산(IP) 인프라가 열악한 중국도 최근 들어 원고 승소건이 많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일본은 기업 국적과 관계없이 특허권자에 상당히 불리한 시장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일본 시장 내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율을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고 이에 따른 손해배상액도 높여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계획 주요 내용은 특허 침해자 측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소송에 필요한 증거 서류 제출을 거부할 경우 벌칙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오는 6월 발표되는 ‘지적재산추진계획’에 포함시켜 제도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일본 기업과 거래하거나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에게도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정동수 특허법인 수 변리사는 “미국, 중국뿐 아니라 일본에 출원한 국내 기업 특허는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는 경우기 때문에 일본에서 특허권이 더욱 보장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일본 내부에서도 낮은 원고 승소율 때문에 ‘일본에서 특허를 출원해 뭐하겠나’라는 인식을 탈피하고자 자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