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V 시장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수량에서 세계시장 독주를 이어가지만 수익성 부재가 걱정이다.
물량 부족으로 인한 패널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이 1분기 수익성 악화 원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올해 대규모 TV 교체 수요를 예상하고 패널을 공격적으로 매집했다. 그 결과 패널 가격 상승이 발생했고 환율문제까지 겹쳐 원가 압박으로 이어졌다.
환율 문제는 올해도 지속 중이다. 지난해 10월 대비 올해 3월 주요국 통화 달러 대비 환산율 하락폭은 10%가량으로 제조사 달러거래 수익성에 타격을 입혔다. 러시아는 하락폭이 33.2%에 달했다.
박경선 IHS 부장은 “러시아 등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어도 패널 가격비중이 30~40%인 상황에서 부품 달러 결제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제조사는 프리미엄 확대로 수익성을 대응한다는 전략이지만 시황 개선은 난망하다. 제품 특성상 TV는 소비 마지막 단계에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생각될 경우 구입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통상 10%인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서 매출 30%가량을 내고 LG전자가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슈퍼 울트라HD 등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판매 실적이 올해 수익성 확보 분수령이다.
역성장도 예상된다. IHS는 “지난해 2억 3500만대였던 세계 TV 시장이 올해 2억3700만대 수준으로 오르겠지만 멕시코 정부 TV 무상보급 사업 투입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0.5%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수뿐만 아니라 세계시장도 침체일로다.
시장 관계자 반응도 같다.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최근 1분기 시황에 대해 “환율 영향도 있고 활기차지가 않다”며 예년에 비해 어려운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도 지난달부터 미래전략실 경영진단을 받는 등 수익성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TV 수익성 악화는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됐다. 삼성전자 컬러TV(CTV) 생산능력과 생산량은 1818만대와 1620만대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상기기 매출은 9조7915억원에 그쳤다. 2011년 이후 4분기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처음 10조원이 무너졌다.
수량 기준 TV 점유율이 3년간 증가하고 올해 목표도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6000만대 이상으로 잡는 등 판매량 확대 속에서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