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연구자-산단 공조로 표준특허 확보 성공

우리나라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글로벌 표준특허로 등록됐다. 연구진과 산학협력단의 전략적 협업으로 향후 10년간 로열티 수익 창출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대학 연구 경쟁력을 인정받는 성과를 만들었다.

전병우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정보통신대학 학장)
전병우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정보통신대학 학장)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유지범) 기술이전센터는 지난 1일 전병우 전자전기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고효율동영상압축 기술(HEVC, High Efficiency Video Coding)이 표준특허 풀에 등록됐다고 8일 밝혔다.

HEVC는 초고화질(UHD) TV, 초고화질 스마트폰, 영상 블랙박스,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에 적용하는 대용량 영상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하는 기술표준이다. 현재 사용하는 기술표준에 비해 약 2배 데이터압축률을 보인다.

표준특허풀에 등록됨에 따라 지속적인 특허료 수입 이외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고화질 시장에서 연구개발 리더십을 확보하게 됐다. 초고화질 영상 처리 및 전송 관련 표준특허는 삼성전자, NTT도코모 등 글로벌 대기업이 경쟁하는 분야다.

전병우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초고화질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많이 보고 찍는데, 이 과정에서 배터리 소모가 많이 이뤄진다”며 “전자, 소프트웨어적으로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것이 연구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대학이 보유한 연구개발 역량을 사업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일찌감치 투자를 진행했다. 산학협력단 기술이전센터(TLO)는 2006년부터 미래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대학TLO 역량강화사업 지원을 받았다. 자립화 사업 일환으로 대학 수익구조에 씨앗이 될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연구자와 전담인력이 1대 1로 매칭했다.

표준특허는 매년 3~4회 표준 관련 워크샵이 열리고 국가, 기업 간 표준기술 주도권 경쟁이 극심하다. 따라서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특허를 수시 대응해야 한다. 이 때문에 특허 관련 대규모 전문인력이 갖춰진 대기업이나 출연연 등이 표준특허를 보유한다. 국제표준화기구에 채택된 우리나라 표준특허 보유건수는 2014년 기준 세계 6위이며, 이중 대학 점유율은 1% 수준이다.

실제로 전병우 교수 연구팀이 기술을 개발하고, 지난해 특허 등록에 성공한 이후부터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NPE 등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특허 매입 요청이 이어졌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표준특허 가능성에 대해 기술평가 검토 후 표준화기구인 MEPG LA에 직접 신청해 표준특허로 인정받았다.

전 교수는 “발명은 아이디어나 영감이 아니며, 좋은 특허를 만드는 것은 발명자 혼자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기술을 문서화하고 권리화하고 다른 기술과 비교해 찾아내는 것까지 특허 전담조직 역량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