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적게 벌고 많이 받는…황당한 연봉?

기형적 임금구조 심각

[전자신문인터넷 최정환기자]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금융권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인건비도 못 벌어들이는 은행의 고액 연봉 잔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인당 생산성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6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IBK기업)의 평균 생산성은 6858만원으로 평균연봉 7735만원에 견줘 11.3% 낮았다.

특히 국민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4935만원으로 집계돼 평균 연봉 8191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1인당 생산성은 순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국민은행의 경우는 인건비가 수익의 두 배쯤 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연봉 8399만원·생산성 9860만원)과 하나은행(7317만원·9202만원)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 계열은행과 견주면 생산성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봉은 1위인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욱이 남자 직원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400만원으로 금융지주사 계열은행 중 가장 높다. 이어 신한은행 1억300만원, 하나은행 1억원, 우리은행 9500만원 순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1억원대에 진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에 상응하는 대가를 챙기는 건 시장경제 논리에 부합한다"면서도 "은행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등 고액 연봉에 걸맞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수수료가 가장 저렴하고, 지점과 고용인원도 많아 생산성 지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신한은행 남자 직원의 평균 근무연수가 16년인데 견줘 국민은행은 21년을 넘기 때문에 호봉에 따른 급여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8일 기준 전국은행연합회 게시 자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인터넷뱅킹, 텔레뱅킹(ARS이용시), 모바일뱅킹 수수료는 500원으로 동일하고, 창구이용 수수료는 국민은행이 타 은행보다 100원 적은 500원이다. 자동화기기 수수료는 마감전이 500원으로 같고, 마감후는 100~150원 저렴하다.

그런가 하면, KB금융은 지난해 지주사와 은행을 통틀어 1인당 사외이사와 감사의 보수를 가장 많이 지급한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는 사외이사 1인당 8500만원, 은행은 8400만원을 챙겼다. 감사 연봉도 은행이 1억2500만원, 지주가 88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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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기자 admor7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