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한국R&D센터, 대덕연구단지로 오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한국연구개발(R&D)센터 건립 부지로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현장 실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본사팀은 한국 R&D센터 건립 입지 후보 중 하나로 지난 1월 대덕연구단지를 찾았다. 현장실사 위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근이다.

화웨이 본사 관계자가 한국 R&D센터 건립 입지 후보로 실사한 대덕연구단지 전경.
화웨이 본사 관계자가 한국 R&D센터 건립 입지 후보로 실사한 대덕연구단지 전경.

실사는 케빈 호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핸드세트 부문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화웨이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R&D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지 2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화웨이는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려는 배경으로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폰 관련 기술 습득과 한국 내수시장 공략을 내세웠다.

R&D센터 건립 계획 발표 당시 호 대표가 센터 설립에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모두 준비돼 있고 위치나 규모를 분석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덕연구단지 내 부지 실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화웨이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인도 등 세계 16개국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매년 수익 10% 수준인 30억~50억달러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올해 초 화웨이가 실사를 마치고 간 대덕연구단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메카다. 이 곳에 자리잡은 ETRI는 우리나라를 휴대폰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 주역이다.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dvanced) 시스템 개발도 ETRI가 일궈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우수 연구인력과 뛰어난 R&D 기술력이 집중돼 있는 대덕연구단지가 화웨이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입지 여건과 연구인력 확보 등을 감안하면 화웨이가 한국내 R&D센터를 두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으로 봤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대덕연구단지 외에 강원도 일부 지역도 함께 실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KOTRA 관계자는 “화웨이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중국 본사팀에서 나와 대덕연구단지 내 부지를 보고 기초 조사를 하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화웨이 본사 차원서 결정나기 전까지 오픈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코리아 측은 대덕연구단지 현장실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정완숙 화웨이코리아 이사는 “회사에서 사업 미팅 때문에 ETRI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R&D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대덕연구단지 내 부지를 실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어떤 방향으로 특화해 한국R&D센터를 설립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있지 않지만 R&D센터 설립 추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