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산경제기술개발구는 중국 내 200여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지닌 곳이자 ‘디스플레이 메카’로 꼽힌다. 정부 주도로 디스플레이와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부품 업체를 육성한 곳이다. 특히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첫 양산에 들어가는 GVO 공장도 위치해 있다.
최근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최대 경쟁국이자 수요처로 떠오른 중국 내 가장 ‘핫’한 산업 단지 쿤산개발구를 방문했다. 쿤산개발구는 중국 상하이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쯤 달려 장쑤성 쑤저우시에 위치해 있다. 1984년에 설립됐으며 24개 나라 1942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규모는 115㎡에 이른다.
LG전자, 삼성전기, 루멘스 등 60여개 기업이 위치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만 업체가 80% 이상을 차지했으나 최근 국내 업체 투자가 늘어 대만 업체 비중이 60%대로 줄었다.
이곳은 산업영역별로 4개 단지로 나뉜다. 이 중 광전자 산업단지가 가장 크다. IVO, GVO, 비저녹스, AUO, 아사히글라스, 루멘스, TEL 등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생산 공장이 모여 있다.
산업단지 내 대표 기업인 IVO 공장에선 현재 5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휴대폰과 노트북 등 중소형 패널용이다. 차이즈청 IVO 행정관리센터 이사는 “IVO는 더 얇고 더 가벼운 제품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유리 기판을 0.3㎜까지 생산 가능하며 더 얇게 만들 수 있다면 한국 업체와도 적극적으로 기술 제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IVO 공장 내에는 GVO OLED 생산 공장도 함께 있다. GVO는 지난 1월부터 OLED 샘플 양산에 들어갔으며, 오는 5월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증착기, 봉지(인캡) 등 핵심 공정 장비 대부분이 국내 장비다.
GVO는 중국 정부 즉, 쿤산개발구 지분이 51%를 차지한다. 중국 중앙 정부는 최근 OLED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왕진하 쿤산개발구 초상국 국장은 “TFT, LTPS, OLED 등 디스플레이 관련 중요한 세 가지 기술을 하나의 개발구에서 모두 생산하고 있는 곳으론 쿤산개발구가 중국 내 유일하며 이는 정부 육성 전략에 기반해 이뤄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쿤산개발구는 상하이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지리적 이점이 많고, 50㎞ 이내 전자부품 회사가 많아 산업 확장은 물론이고 인력과 자원 등 여러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중앙 정부 소속 단지로서 지난해 중국 내 228개 산업단지 가운데 종합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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