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과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는 동남권 첨단 산업 기반 핵심 축이다. 전기연은 우리나라 전력사업, 전기공업 및 전기이용 분야 연구개발과 시험을 주도했다. 재료연은 글로벌소재강국을 지향한다. 에너지재료, 표면제어 등에서 굵직한 연구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 및 소재분야에서 첨단 R&D를 주도하고 있는 연구현장 두 곳을 들여다봤다.

◇전기연, HVDC용 고속 직류 차단기 첫선
한국전기연구원이 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발전에 혁신적인 진전을 가져올 고속 직류차단기(DC Circuit-Breaker) 개발에 성공했다.
기술개발 책임자인 이우영 전력기기연구센터장은 “다가올 직류 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 수송의 최대 걸림돌을 해결한 셈”이라며 “향후 신뢰성 높은 전력 공급을 조기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술은 배전급 전압 직류차단기(정격전압 33㎸, 정격전류 1kA, 차단전류 8kA, 차단시간 2㎳ 이하)다.
고장전류가 발생하면 눈 깜빡임보다 수십 배 빠른 1000분의 2초 이내에 발전소 전력조류를 차단할 수 있다.
주 통전로를 기계식 스위치만으로 구성해 정상 운전할 때 전력손실을 최소화했다.
우회선로를 커패시터(Capacitor)로 구성하는 방식을 채택해 전력반도체 스위치(ABB 방식) 대비 구조가 간단하다.
이와 함께 전기연구원은 풍력발전단지 운영제어시스템을 재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풍력발전단지 내 개별 풍력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풍력발전단지 유·무효 출력을 순시적으로 제어하는 상위 통합제어장치다. 안정적인 대용량 신재생전원을 보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관련 기술은 김종률 스마트배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제주도내 풍력발전단지를 대상으로 실적용을 협의 중이다.
◇재료연, 금속소재 테스트베드 대형장비 갖춰
재료연구소는 지난해 기업, 대학, 연구소 등 24곳에 금속소재 테스트베드 장비를 지원했다. 이 중 14곳이 중소기업이었다.
김해두 소장은 “중소·중견기업에 부족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지난 2013년부터 본격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정부출연금 106억원, 재료연구소 자체 자금 33억원 등을 투입해 테스트베드 전용 공장형 실험동과 대형 공정장비를 구축했다.
전용 공장형 실험동에는 금속소재의 양산화 검증이 가능한 대형 공정장비 6기를 보유하고 있다.
600톤급 열간압연설비는 금속소재를 가열해 판재 및 봉재로 압연할 수 있는 장치이다. 가압주조설비는 복합재료나 복잡한 형상의 주물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100㎏급 진공유도용해로는 진공상태에서 합금을 고주파로 용해하는 장치다. 탄소강이나 합금강, 특수강, 내열합금 등에 적용한다. 고온에서 높은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중대형 등방가압설비도 갖추고 있다.
김 소장은 “이 장비는 금속소재를 생산하는 공정 중에서도 핵심 공정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 반응이 특히 좋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