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전기차도 무선으로 충전한다

충전기 없이 달릴 수 있는 한국형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개발된다. 우리나라 전기차시장 활성화는 물론이고 해외 전기차 충전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르노삼성·동원 올레브·코디에스·전기안전공사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6.6㎾h급(완속형) 전기차용 ‘고안전 무선충전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산업기술평가관리원 ‘2015년도 산업핵심기술 개발 사업’ 일환으로 오는 23일 과제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되면 다음 달 개발에 착수한다.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오는 2017년부터 르노삼성 등 한국산 전기차에 우선 적용한다는 목표다.

무선 충전 기술 개발에 참여한 르노삼성 전기차(모델명: SM3 Z.E.).
무선 충전 기술 개발에 참여한 르노삼성 전기차(모델명: SM3 Z.E.).

이 기술은 도로에 매설된 전기선에 자기장을 발생시켜 발생한 자기력을 전기로 전환해 전기차 동력원으로 쓰게 한다. 운행 중 충전소에 들러 충전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정차나 주차 시에 별도 충전기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이 때문에 기존 전기차 배터리 용량 40~50%만 갖춰도 같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줄어든 만큼 배터리 비용에다, 무게까지 줄면서 전기차 효율도 향상시키는 셈이다. 비 올 때나 혹한기에 야외 설치된 충전기나 좁은 주차장 공간에서 충전 플러그를 조작하지 않기 때문에 감전 등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완전 충전을 위한 시간은 전기차(20~26㎾h급) 기준 4~5시간이 소요된다.

KAIST는 전기버스용 무선충전 효율을 70% 수준에서 85%까지 높임에 따라 이 기술을 기반으로 범용 전기차 무선충전시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인체에 안전한 무선충전 소형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인체 안전성(EMF 기준규격)과 자동차 안전성에 주력하면서도 전력 송신부와 차량 수신부 간 상호 호환성 및 소형화에 집중한다. 정부는 이 기술을 국제 무선충전 표준기술로 등록할 방침이다.

카이스트는 전기버스 무선충전에서 확보한 무선충전 기초기술을, 르노삼성은 전기차와 충전인터페이스를 각각 대고, 코디에스는 충전기술을 접목한다. 전기안전공사는 글로벌 수준의 안전 기술 규격을 제시한다.

김종우 KAIST 교수는 “경제성을 고려해 주행 중 충전은 일단 배제했지만, 앞으로 주행 중 충전은 물론이고 기존 전기버스나 급속형(50㎾h) 무선충전 기술까지 확보해 사용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같은 수준의 기술 개발에 나선 만큼 개발 과정에서 기술표준 선점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BMW, 벤츠, 도요타, 볼보, 퀄컴 등이 6.6㎾h급 무선충전 기술 확보에 나선 상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