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 과당경쟁…43%, 중국관광객에 `원가이하 영업 경험`

국내 업체 간 과열경쟁으로 국내 여행업체 10곳 중 4곳은 원가 이하 영업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유커) 600만 시대를 맞아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300사를 대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유치실태와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7.6%가 ‘유커 증가보다 경쟁심화가 더 크다’고 답했다.

실제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지난 1년간 원가 이하로 유커를 유치한 적이 있다’는 기업이 43.4%에 달했다. ‘거의 없었다’는 기업은 43.6%, ‘전혀 없다’는 기업은 13.1%에 불과했다.

손실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는 쇼핑·옵션 확대가 54.8%로 가장 많았다.

다른 여행상품에 비용 전가(27.0%), 미래투자로 손해감수(11.9%), 품질수준 하향조정(6.3%)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경쟁 심화 원인으로 기업은 시장 내 공격적 마케팅(54.2%), 신규 진입업체 급증(32.6%), 개별여행 증가에 따른 일감축소(15.6%) 등을 들었다.

국내 관광 인프라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기업의 45.3%는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서비스 저하’를 우려했다.

부족한 인프라로는 볼거리(29%), 한류체험·즐길 거리(19.2%), 숙박시설(15.9%), 관광가이드 등 인력(13.5%), 먹거리(6.1%), 불친절·교통 혼잡(6.1%)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유커 1000만 시대를 열기에는 쇼핑 위주나 서울·제주에 편중된 관광 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류 특화형 상품, 휴양림·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관광 상품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