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동통신 기술이 중국에 0.9년 앞서긴 했지만, 내년엔 뒤집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센터장 이상홍)가 지난해 ICT 10대 분야 173개 기술을 대상으로 미국, 일본, 유럽, 중국과 기술수준 및 격차를 조사했다. 대상은 산업체 3962곳, 학교 2401곳, 연구소 953곳, 기타 838곳 총 8154곳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서비스 플랫폼과 단말, 부품, 시험인증 등에서 일본, 유럽 등과 큰 차이가 없어(0.4~0.6년 차이) 치열한 경쟁관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기술별로 0.6~0.9년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내년께는 중국이 우리를 앞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조일구 IITP 기획총괄팀장은 “이통 분야에서 숫자상으로는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있지만 실제로는 같거나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 결과”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특허나 논문 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꼴찌”라며 “중국 인구가 많지만 기본적인 숫자에서 경쟁이 안 된다”며 “내년엔 조사결과가 뒤집어 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 서비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일본이나 유럽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사물인터넷(IoT) 단말은 미국과 0.9년차가 났다. 일본은 우리보다 0.1년 처졌다. 스마트 미디어 단말은 미국 대비 0.4년차에 불과했다. 기술수준도 91.5%여서 일본이나 유럽에 다소 앞섰다. 그러나 중국도 우리와 1.0년차 밖에 나지 않았다.
차세대고속방송 및 통신디바이스도 0.7년차로 유럽이나 일본보다 앞섰다.
창조융합 분야에서 국방 ICT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평균 4.4년, 일본에 2.3년 뒤떨어졌다. 심지어 중국에도 1.1년 뒤떨어졌다.
특히 정밀타격시스템 기술은 조사대상 기술 가운데 가장 뒤떨어진 5.0년이었다. 기술수준도 국방ICT 분야는 조사대상 4개 기술 모두가 미국 대비 67.1~68.3%에 머물렀다.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소자·모듈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미국 대비 기술수준은 79.6%였다. 기술격차는 1.8년이 났다.
기반 SW와 컴퓨팅 기술도 여전히 취약했다. 시스템 SW는 유럽이 강세다. 빅데이터 플랫폼 SW는 미국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 분야 기술 격차는 우리를 포함해 일본, 유럽이 모두 미국 대비 1.0~2.0년이 떨어졌다. 중국은 부분별로 2.6~3.6년 뒤떨어졌다.
이금희 기획총괄팀 수석연구원은 “기술 체감 수준은 더 나빴다”고 평가했다.
융합SW도 대체로 열세였다. 다만 모바일 SW와 소셜웹 서비스 SW, 인터넷 서비스 SW는 미국과 격차가 0.5~0.9년밖에 나지 않아 우리나라가 인터넷 및 모바일 강국임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 세 분야 기술수준은 미국에 88.4~91.0%까지 도달했다.
전파기반은 미국 대비 78.2% 수준으로 2.1년 격차가 났다. 특히 위성탑재체는 미국에 3.7년, 일본과 중국에 각각 1.3년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우리가 미국 대비 평균 78.3~85.0%수준으로 대체로 떨어졌다. 다만 스마트 러닝은 미국 대비 91% 수준에 올라 우리나라 교육열을 반영했다. 이는 경쟁관계인 유럽이나 일본보다도 3%가량 앞선 수준이다.
정보보호 부문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기술 수준이 미국과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술수준은 지난해 미국과 비교해 78.3%였다. 2013년 79.9% 대비 1.6% 하락했다. 중국도 미국 대비 2013년 72.7%에서 지난해 72.1%로 떨어졌다. 유럽은 90.4%에서 88.2%, 일본은 84.6%에서 83.7%를 기록했다.
네트워크, 디바이스, 서비스, 융합 등 보안 전반 기술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다. 지능화·복잡화하는 사이버 공격 진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융합보안(산업제어시스템, 항공, 조선, 자동차, 헬스케어) 부문은 미국과 2.0년에서 2.6년까지 격차가 났다.
<◇2014 ICT 10대 분야 총괄 기술수준 및 격차기간(자료:IITP)>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