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에 자동차용 베어링을 납품하는 독일, 일본계 기업이 8년 동안 가격을 담합해 과징금 75억원을 물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1~2008년 자동차용 베어링 납품가격에 합의하고 실행에 옮긴 셰플러코리아 유한회사(독일 셰플러 그룹의 100% 자회사)와 제이텍트(일본)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5억11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01년 현대·기아차, 현대파워텍은 비용절감과 환율 리스크 감소를 위해 종전 제이텍트가 단독 납품했던 자동차용 더블테이퍼롤러베어링을 셰플러코리아로부터 병행 구매하기로 했다. 이에 제이텍트와 셰플러코리아는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를 예상하고 같은해 5월 담합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가격인하 경쟁을 피하고, 상호 협조로 가격을 최대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가격합의는 2008년 6월까지 이어졌다. 양사는 매년 가격 변경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계획을 교환해 경쟁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했다.
공정위는 셰플러코리아에 약 55억원, 제이텍트 약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행위중지명령과 정보교환 금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베어링 시장은 세계적으로 독과점 상태로, 자동차 엔진과 구동 파트에 사용되는 고품질 베어링을 생산하는 토종기업이 없어 수입의존도가 높다”며 “국제 담합으로 국내 소비자가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