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한다.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원료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대형 화학업체와 손잡고 사업성 검토에 들어가 후속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SNG)를 활용한 석유화학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6월 광양제철소 부지에 연간 50만톤 규모 SNG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가 준공을 앞뒀다.
SNG는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한 뒤 정제와 메탄합성공정을 거쳐 생산한다. 천연가스(메탄이 주성분)와 성분이 동일해 발전연료 및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다.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오염물질 발생이 적어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계열사인 포스코그린가스텍이 포스코로부터 SNG 생산설비를 현물 출자 형식으로 양도받아 오는 6월부터 양산·공급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SNG 공급처나 활용 분야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행 규정상 SNG는 자가소비하거나 한국가스공사에만 판매할 수 있다.
문제는 가스공사가 SNG 구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SNG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포스코는 SNG 자가소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SNG를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SNG 소비 유력한 방안 중 하나로 대두된 것이다.
업계에선 세계적 불황에 직면한 포스코가 당장 신규 생산공정을 짓는 등 대규모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SNG를 원료로 한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를 새로 짓는다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다 관련 사업 경험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기업과 협력을 기반으로 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화제품은 석유 기반 나프타로 제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가스로도 에틸렌계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단독으로 석유화학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원료를 제공하고 다른 기업과 협업하는 사업모델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포스코 입장에선 제품 생산보다 생산한 가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SNG를 여수산단 소재 업체와 협력해 석화사업 원료로 쓰거나 포스코가 직접 소비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사업성이 높은 쪽으로 결정을 낼 계획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