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반도체 D램 시장에서 서버·컨슈머(TV/가전)·통신장비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업체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의미해 안정적인 공급가격 확보와 후발주자 진입 차단 효과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IHS가 발표한 지난해 분야별 D램 수요 자료에 따르면 PC용 D램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에 모바일·서버·통신·컨슈머용 D램은 큰 폭 늘었다.
PC용 D램은 2012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6%에 달했다. 하지만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시장 성장세 둔화로 지난해는 39.6%로 하락했다. 올해는 34.0%로 추락이 예상됐다. PC에는 데스크톱PC, 일체형PC, 노트북, 슈퍼컴퓨터 등이 포함된다.
모바일 D램은 스마트기기(스마트폰·태블릿PC) 확산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2년 21.2%에서 지난해 처음 33.1%로 30%대에 진입했다. 올해는 34.7%로 3.6%포인트 늘어난다.
서버용 D램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스마트기기 확산과 빅데이터 이슈로 기업이 고객 데이터 정보 관리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됐다. 지난 2012년 비중이 13.9%에서 지난해는 15.4%, 올해는 18.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처음 20%대 진입이 예상된다.
서버용 D램 비트(bit)별 물량 추이를 보면 2012년 38억8700만 기가비트(Gb)에서 올해는 108억9800만Gb로 처음 100억Gb를 넘었다. 연평균 41.0%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다. 서버용 D램 시장은 우리 기업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은 각각 42%와 37%다. 전체 시장의 80%에 달한다.
TV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컨슈머용 D램, 이더넷 스위치와 라우터에 들어가는 통신용 D램 점유율도 큰 폭 성장세다. 컨슈머용 D램은 2012년 4.6%에서 올해 7.8%로 늘었으며, 통신용 D램도 이 기간 1.6%에서 4.1%로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홈 확산과 함께 컨슈머용 D램 급증이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이고 구글·애플도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홈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로 향후 성장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
D램 사용처가 다양화되는 것은 우리 기업에는 상당한 호재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PC 비수기에 PC용 D램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은 데에는 업체들이 미리 모바일 D램 등 다른 라인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램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할당 비중 변화 등으로 PC를 모바일·서버용 D램 라인으로 전환 가능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D램 전 분야를 생산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시장 대응력이 뛰어나다. 반도체 업체 한 관계자는 “거래 비중이 많은 우리 기업이 고객 수요를 미리 예측해 대응이 가능하다”며 “D램 시장이 다양해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우리 기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업체가 D램 시장에 뛰어든다고 해도 일정 규모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시장 대응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 40.4%, SK하이닉스 27.4%로 68%에 달했다.
<D램 분야별 물량 기준 점유율 추이 및 전망 (단위:%) ※자료:IHS(반도체 Bit 수요별)>
<D램 분야별 물량 기준 수요 추이 및 전망 (단위:100만Gb) ※자료:IHS>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