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술은 준비됐다. 이를 수용할 사람만 바뀌면 된다.”
지난주 스마트시티 취재차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들었던 말이 기억이 남는다.
에너지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도시 생태의 딜레마를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은 ‘스마트시티’다. 결국 이를 성공시키려면 사람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인터넷 환경은 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파리 등 대도시 건물은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마음대로 고칠 수도 없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미 전국에 200여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스마트시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전력수요 관리시장은 이미 대중화돼 철강·시멘트·제지 등 어지간한 에너지 다소비기업은 대부분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도시별로 태양광발전·전기차·지역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입맛에 맞는 프로젝트를 도입·실증 중이다.
눈을 한국으로 돌려봤다. 우리나라는 이미 5~6년 전부터 스마트그리드 확산을 위해 정부와 한전, 관련 기업들이 실증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관련 사업에 투자되는 금액도 프랑스보다 훨씬 많지만 결과물은 시원찮다. 과연 차이가 뭘까.
그 해답은 현지 취재를 마친 후 파리 슈나이더일렉트릭 본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들을 수 있었다. 샤벨 오운 슈나이더일렉트릭 스마트시티 사업부문 대표는 “스마트시티를 만들기 위한 모든 기술은 준비됐다. 이를 수용할 사람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효율 향상 중요성이나 온실가스 감축이란 거창한 주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회자된 내용이다. 외국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굳힌 생각은 그것을 실천하고, 이용할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에너지효율 향상과 스마트시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