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에 이어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의 3.8% 성장률 고수 방침과는 달리 3% 초반 전망이 대세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쇼크 등을 감안할 때 심하면 2%대 전망까지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3.1%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발표하면서 “저유가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을 고려하면 완만하더라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부도 당초 3.8% 성장률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연구소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발표했다. 이전 3.4%보다 0.4%P나 내려 지난해(3.3%)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심리 위축, 수출경기 부진과 맞물려 세계 경기 회복에도 교역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중국과의 경쟁 격화 등으로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2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7%에서 3.4%로 하향조정했다. 세계경제성장률 하향 조정(3.8%→3.5%)과 대 중국 수출 리스크 확대 등을 반영했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한·중 간 경쟁력 격차 축소와 중국의 중간재 수입 자국산 대체 등 불안요인을 지적했다. 한경연 예상대로 최근 로이터가 올해 1분기 중국 경제률은 7%에 못미쳐 지난 6년 내 최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달 13일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인 한국금융연구원도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14일 “경제성장률 수치는 5월 13일 연구원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한국 경제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터널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작년 말 예상했던 3.7%의 전망치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3.5%) 하향조정이 가능성이 크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14일 “다음달 20일 전후로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 자체가 낮게 나왔고 (올해 1분기는 잘 모르겠지만) 생산성이 별로 안 좋은 부분 등을 반영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지난번 전망(3.5%)이 IMF 전망치(3.8%)를 전제로 한 것이니 이것도 고려할 것”이라며 “하향조정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나온 지표들이 하향조정 하는 것들이 있어서 지켜봐야 겠다”고 말했다.
해외 금융기관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과 BNP파리바가 각각 2.5%, 2.7%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JP모건(3.0%), 씨티그룹(3.1%),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3.1%)도 3%대 초반까지 전망치를 조정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