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이 현지 전자업계 최초로 옴니채널을 독자 구축한다. 온·오프라인 공간을 마치 하나의 유통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삼성전자 제품 유통에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초기모델 옴니채널을 운용하고 있어 삼성전자 옴니채널 도입이 전 세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SEA 채용 홈페이지(careers.us.samsung.com)에 ‘옴니채널 선임 관리자(Omni Channel Senior Manager)’ 채용 공고를 냈다. 삼성전자가 처음 모집하는 직군으로 경영지원 산하 정규직이다.
공고문에는 삼성전자 옴니채널 구상이 소개돼있다. △디지털 매체를 넘나드는 수익모델 개발 △소비자 제품 구매경로 통합 △소셜미디어 및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협업 △삼성전자와 협력사 전자상거래 이해도 함양 △기술·영업·협력 솔루션 개발 등이다. 장차 삼성전자 유통이 전자상거래 기반 옴니채널로 이동할 것을 소개하는 대목이다.
옴니채널은 기존 전문 유통망과 협업해 진행될 예정이다. 대형 양판점, 소매점 등을 대상으로 가능성을 확인해 삼성전자가 전자상거래 결과물, 기술, 비즈니스 사례 등을 두고 실현 여부를 점검한다. 우수 협력 유통망으로 선발된 협력사는 삼성전자로부터 옴니채널과 전자상거래 노하우 등을 지원 받는다. 이를 위해 전자상거래와 소비자 행태 분석 전문가를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삼성전자 옴니채널 구축은 온라인 중심의 유통망 직접관리로 효율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간 유통단계에 있는 도·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직접판매(직판)’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중간마진 지출 감축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오프라인 매장 입점에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옴니채널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5년 간 삼성전자의 자체 유통능력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유통경로별 삼성전자 전 세계 매출 비중은 도매 34%, 소매 26%, 특·직판 35%로 60%가 외부 유통망에서 나왔다. 2010년 53%, 2011년 56%, 2012년 57%, 2013년 62%로 외부 의존도는 5년 새 1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직판 비중은 감소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 스토어(samsung.com/sec/shop)’에서 전자업계 최초로 자체 옴니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픽업’ 서비스로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주문한 뒤 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수령하는 옴니채널 초기방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온라인 유통채널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국 삼성디지털프라자 유통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유통 구축’은 가전유통 1위 롯데하이마트와 경쟁 선언이기도 하다. 하이마트는 올 초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롯데그룹 차원의 옴니채널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