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100시대…증시에 봄바람이 분다]<상>외국인이 이끄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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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봄이 왔다. 사상 첫 1%대 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잃은 돈이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2100을 넘나들고 코스닥지수는 690선을 위협하는 활황 장세다. 일부에서는 지수 2200을 넘어 사상최고치 경신도 조심스럽게 점친다. 이에 주가 2100시대를 진단하고 향후 증시를 2회에 걸쳐 전망한다.

연초 이후 투자자별 누적 순매수
연초 이후 투자자별 누적 순매수

증시 활황의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다. 금리인하나 기업실적 등 다양한 동력이 있었지만 추진력이 덜했다. 외국인은 4월 들어 14일까지 1조20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80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었을 때도 외국인은 40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일각에서 나온 조정장 진입설을 말끔히 해소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3조7288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수세가 본격화된 지난 2월 13일 이후 4조4504억원어치를 사들여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주목할 점은 연초 이후 비차익 순매수액이 4조4000억원을 상회하는데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통째로 사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지난주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외국인 유입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에 비해 외국인 순매수액이 3배에 달한다.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된 2011년과 달리 18개 업종 가운데 16개 업종에서 순매수에 나선 현재의 흐름은 국내 증시를 보는 외국인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유로존뿐 아니라 중국, 일본의 경기부양책도 기대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도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유동성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 ‘2100시대’ 진입은 2013년 이후 선진국 증시와 다른 길을 걸어온 국내 증시가 탈동조화(디커플링)에서 벗어나 같은 길을 걷게 됐다는 의미다.

주요 선진국은 2013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국내 증시는 작년까지 G20 국가 중 지수상승률이 19위에 머무를 정도로 침울했다. 하지만 올 들어 순위를 10위까지 끌어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기업실적이 나아지고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리스크 지표 하락이 동반되고 있다”면서 “최근의 유동성 위주의 국내 증시가 선진국 움직임에서 소외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15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47P(1.38%) 상승한 694.44P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186조4000억원으로 지난 13일에 이어 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거래대금도 3조813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8%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달간 글로벌 증시 등락률

자료:블롬버그, 현대증권

코스피시장 외국인 및 기관 순매수종목 현황

[주가 2100시대…증시에 봄바람이 분다]<상>외국인이 이끄는 시장

[주가 2100시대…증시에 봄바람이 분다]<상>외국인이 이끄는 시장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