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인 의류잡화 분야는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업계가 있으니 바로 유아용품 관련 시장이다. 최근 한 자녀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TV 육아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아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이의 개성을 살리려는 젊은 부모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 속에 자녀에 대한 지출만큼은 아끼지 않는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고, 과거 엄마가 주로 아이 옷을 구매했던 상황과는 달리, 손주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늘어나고 있는 등 아이에 대한 지출은 더욱 늘게 되었다.
경기 불황과 그에 따른 도매상들의 소매 시장 진입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의 가격뿐만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합리적인 소비 행태는 성인 의류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아이가 입는 옷이기 때문에 성인 의류 시장보다 낮은 가격에 안전성 등 더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한다.
게다가 현재는 인터넷의 확산으로 전문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다양한 디자인 외에도 소재와 촉감, 만드는 방법 등의 모든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동의류 업계의 과거 도매에서 소량의 디자인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팔거나, 중국에서 제작해오는 방식 역시 한계를 맞는 상황이 되었다.
오픈마켓 11번가가 지난 2월 유아의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모바일에서는 29%, 인터넷에서는 19% 각각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부분 국내 자체제작을 한 아동의류기업이 낸 매출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아동 의류 시장은 트렌드가 특히 빠르고 민감하기 때문에 도매상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사오는 방식으로는 그 트렌드를 만족할 수 없게 되어 국내 자체제작 기업만이 생존하는 형태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북유럽풍스타일이 이슈가 되며, 북유럽풍스타일아동복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북유럽풍스타일 아동복이라는 것은 결국 판타지나 동화 속에 나오는 왕자님과 공주님이 입을 만한 북유럽풍 감성 스타일의 아동복을 지칭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자체제작 아동의류기업이 창업을 하게 된 동기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대개 자체제작 아동의류기업들의 시작은 엄마가 아이의 옷을 믿을 만한 소재와 내 아이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내 아이 맞춤 의류를 직접 지어 입히기 시작하다 주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의 눈으로 바라보고, 만져보며 지은 안전성과 맞춤 디자인이 곧 기업 철학이 되기 때문에 도덕성과 신뢰도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고객들은 이러한 부분들을,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공감하게 되고, 곧 구매로 이어져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아동의류 시장은, 아이의 옷을 제작하는 데는 원단 자체가 성인의류 만큼 많이 들지 않았지만, 시장의 규모가 성인의류만 못하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들만 제작을 했고, 그에 따라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상황에서 소셜, 오픈마켓, 자사몰 등의 넓어진 판로로 판매 순환주기를 빨리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자체제작 아동의류 기업들이 규모를 형성하며 저렴한 제작비용으로 인한 낮은 가격의 시장진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시장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며 믿을 수 있는 공정과 소재를 가진 기업만이 생존하게 되는 생태계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저출산 문화로 인하여, 한 자녀 가구는 더욱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아이는 곧 미래이고 희망이기 때문에 내 아이는 나와 같은 고생을 시키지 않고 더욱 귀하게 키우려는 부모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아동의류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동복 브랜드 로로샤는 자체 봉제 공장을 운영 중이다.
로로샤의 장진웅 이사는 시장의 흐름과 급성장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고급정보의 쉽고 빠른 확산으로 스마트해진 부모가, 더 저렴한 가격에 아이를 더욱 귀하고, 안전하며, 돋보이게 키우고자 하고자 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이와 맞물려 나는 못 먹고 못 입어도 내 아이는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옷만 골라 입히고자 하는 모성애가 더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디자인, 믿을 수 있는 안전성 등의 품질을 선호하게 되면서, 저희 로로샤의 성장은 그런 부분을 인정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라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앞으로도 국내 자체제작 아동의류기업들의 선전과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으로 국내 아동의류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