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향기도 지식 재산`…미국에서 상표 신청 잇따라

‘향기’도 지식재산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지금 미국에서는 회사이름이나 제품명, 디자인에 이어 ‘독특한 향기’를 다른 기업들이 흉내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상표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원유 채굴에 사용되는 수압파쇄용액 생산업체인 `플로테크 인더스트리즈`의 홈페이지.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 특허상표청에 오렌지 향기나 나는 액체를 제출, 향기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원유 채굴에 사용되는 수압파쇄용액 생산업체인 `플로테크 인더스트리즈`의 홈페이지.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 특허상표청에 오렌지 향기나 나는 액체를 제출, 향기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지하 암반 속 원유를 채굴할 때 사용되는 수압파쇄용액 생산업체인 ‘플로테크 인더스트리즈’는 최근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연방 특허상표청에 향기에 관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이 회사가 상표 등록을 위해 연방 특허상표청에 제출한 것은 오렌지 향기가 나는 액체를 담은 작은 병. 연방 특허상표청은 상표권을 부여할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항공업체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공항 라운지와 시카고 오헤어 공항 탑승 브리지에서 풍기는 향기에 대해 상표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기에 대한 상표 등록은 아직은 많지 않다. 미국 내 등록된 200만 개 상표 중에서 향기와 관련된 것은 12개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상표가 등록된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우쿨렐레를 생산하는 ‘SHS 인터내셔널’은 악기에서 풍기는 피냐 콜라다 향기에 대해 상표를 획득했으며, 무선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등의 점포에서 나는 ‘사향’으로 상표권을 획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사례를 들면서 향기에 대해 재산권 보호를 신청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고유한 향기를 심는 작업을 하고 있어 향기의 상표 등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기에 대한 상표 신청을 하더라도 실제 등록되기는 쉽지 않다. 향기가 제품을 인식하도록 돕는 역할에 그쳐야 하며 이를 벗어나 실용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 등록할 수 없다. 공기청정기의 향기나 향수 등은 주위를 향기롭게 하는 실용적인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상표로 등록될 수 없다. 특별한 목적이나 용도로 쓰인다면 상표 등록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3월부터 소리, 냄새 등을 상표로 등록할 수 있게 됐는데, 현재까지 냄새로 등록한 상표는 나오지 않았다.

자료: 특허청
자료: 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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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기자 k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