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로에서는 경주마 ‘강해’(한국, 수, 4세)가 추월하는 말의 엉덩이를 무는 소동이 일어났다.
서울 제10경주(1등급, 1800m)에서 결승점을 불과 100여m 남겨두고 ‘강해’(문세영 기수)의 평범하지 않은 고갯짓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 때문에 문세영 기수는 잠깐 중심을 잃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우승한 ‘더블샤이닝’(장추열 기수)이 ‘강해’를 추월하는 상황이었다.
한국마사회는 심의를 위해 사용되는 정면영상을 공개하고 상황을 설명했다. 결승점을 앞두고 ‘더블샤이닝’이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강해’는 분을 이기지 못 하고 앞선 말의 엉덩이를 물려고 했다. 경주마의 고개가 갑자기 돌아가니 기수가 잠시 중심을 잃었던 것이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경주마다 심판위원이 작성하는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결승선 통과 직전 ⑥강해는 ⑧더블샤이닝과 경합 중에 더블샤이닝의 엉덩이 쪽을 갑자기 물려고 한 상황에서 기승기수 문세영이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음’이라고 기술돼 있다.
‘강해’에 기승했던 문세영 기수는 심의에서 “‘강해’는 정말 남자다운 말인 것 같다. 자존심이 보통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한국마사회 정형석 심판처장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나도 처음 보는 광경이다.”라며 “경주의 진행에 문제가 없었고, 경주마의 행동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별도의 제제는 없었다. 대단한 근성을 갖추고 있는 걸 보니 ‘강해’가 잘 훈련된 마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 2월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심판정보 공지사항’ 등 심판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경주도 해당 메뉴의 ‘경주리뷰’에 문제의 장면을 동영상으로 게시했다.
나성률기자 nasy23@etnews.com

‘핵이빨’ 강해가 추월하려는 더블샤이닝을 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