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유통채널인 홈쇼핑 업계에 신성장동력을 찾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으로 발생한 이슈가 많아서다. 당장 7월 공영 TV홈쇼핑이 가세하며 유사홈쇼핑인 T커머스 채널이 잇따라 개국한다. 홈앤쇼핑을 제외한 홈쇼핑 5개사는 T커머스 사업권을 이용해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모바일 강화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유통 무한 경쟁 시대를 준비하는 홈쇼핑의 위기 극복 전략 세 가지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이미소 이버즈 기자 miso@ebuzz.co.kr
◇모바일 강화 "변화하는 쇼핑 패턴…고객접점 확보 나서"
성숙기에 접어든 홈쇼핑 업계가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발맞추고자 분주한 모습이다. 쇼핑 패턴이 모바일로 급격히 옮겨가며 홈쇼핑 대표 유통채널인 TV 영향력은 과거보다 약화됐다.
이러한 특징은 젊은 층에서 더 두드러진다. ‘2014 방송영상 산업백서’에 따르면 연령별 TV 시청률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한 결과 60대 이상 시청자는 평균 시청률 20% 이상을 기록한 반면에 10~30대 평균 시청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10%에 채 미치지 못했다. 폭넓은 사용자층을 껴안으려면 유통채널 다양화는 필수다.
더구나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기타 온라인 쇼핑몰 등 모바일에 강점을 가진 신흥강자가 나타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게 됐다.
가장 공격적으로 모바일 사업에 나서고 있는 곳은 GS홈쇼핑이다. 당장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모바일에 전력투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확보를 위한 전략적 비용투자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지만 모바일 채널 취급고는 7348억원으로 163.6% 신장률을 나타냈다. 전체 취급고에서 모바일 부문 비중도 21.3%로 가장 높았다.
CJ오쇼핑 역시 지난해 모바일 쇼핑 취급고가 109.9% 오른 640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취급고 비중은 20.0%를 차지했다.
이 밖에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등도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하며 모바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업체는 NS홈쇼핑이다. 타 업체보다 특화된 식품분야 강점을 십분 살리며 모바일 사업에서 고공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NS홈쇼핑(대표이사 도상철) 모바일 앱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NS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 선보인 NS홈쇼핑 모바일 앱을 이용한 매출이 5개월 만에 무려 112% 성장했다. 모바일로만 매월 20% 이상 꾸준히 판매고가 늘었다. 이중 국내산 전복, 호박고구마말랭이 등 식품 비율은 34.8%나 된다.
NS홈쇼핑은 1분기 식품 상품 강화와 함께 모바일사업에 집중했다.
특히 모바일 앱은 TV방송에서 반응이 좋았던 식품을 소량 패키지화해 ‘해피딜’이라는 코너를 운영, 핫딜가로 판매한다. 저렴하면서도 1~2인 가족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완도 구이용 전복’을 1미 단위로 판매했다. 가격은 1690원으로 대량 구매 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완도 직송과 산소포장으로 신선하게 개별 포장된 상품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한 개부터 선택할 수 있어 단기간에 1500개가 팔렸다. ‘힘나눈 하루 현미 5㎏’은 9900원, ‘경북 꿀사과’는 2㎏ 단위로 9900원, ‘해남 첫사랑 고구마’는 특상 상품을 3㎏ 단위로 7900원에 판매하는 등 소량 구성이 눈에 띈다.
조태홍 NS홈쇼핑 모바일 사업부 팀장은 “1~2인 가구 증가로 저렴하고 양이 많은 식품은 이제 소비자 선택 기준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소가구에 더욱 표적화된 플랫폼인 모바일에 한 팩, 한 개 등 소량 패키지를 구성하고 핫딜가 판매를 진행했으며 소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NS홈쇼핑은 지난해 현미면 등 NS홈쇼핑 이름을 달고 국내산 재료로 만든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국내산 상품 개발에 더욱 집중한다. 지난해에는 우럭, 민어와 같이 가격대가 높은 상품을 어획량 분석에 따라 편성해 매진방송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올해는 다양한 지역상품을 특별한 구성으로 판매하고자 다방면으로 상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전라북도중소기업 지원 관련 기관 세 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소기업 상생 목적은 물론이고 국내산 식품 중 더 많은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이달에도 TV홈쇼핑에서 특별한 프리미엄 식품 상품을 내보낼 예정이다.
◇T커머스 돌입 "바람 탄 양방향 서비스, 내년 7000억원 전망"
10년간 잠들어 있던 T커머스 사업이 꿈틀대며 홈쇼핑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IPTV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핀테크 열풍까지 더해지며 시장 성장 토양이 마련됐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정책 방향을 규제에서 진흥으로 바꾼 것도 주효했다.
T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790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 내년 약 7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가 T커머스 사업 성장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과 커머스 합성어로 디지털TV를 보면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검색 및 구매하는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라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차별성을 가진다.
현재 사업권을 가진 업체는 KTH, 아이디지털홈쇼핑, 화성산업, SK브로드밴드, TV벼룩시장 5개사에 홈쇼핑 5개사가 더해진 10개사다. 비홈쇼핑 계열에서는 TV벼룩시장을 제외하고 이미 영업 중이다. TV홈쇼핑사는 해당 사업권이 없는 홈앤쇼핑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KT IPTV인 올레TV 36번 채널에 개설한 롯데홈쇼핑 ‘롯데 원TV’를 필두로 CJ, GS, 현대, NS홈쇼핑 등도 상반기 문을 열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 "현지서 다져온 밑바탕 `흑자전환 원년` 기대"
TV홈쇼핑은 내수시장 저성장 국면에 대비하려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성과는 얻지 못했다.
현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을 만한 인지도를 쌓으려면 통상적으로 3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2010년 무렵 TV홈쇼핑 업계 해외진출이 본격화된 점을 감안하면 성장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진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일부 TV홈쇼핑은 그간의 투자에 바탕을 두고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CJ오쇼핑은 지난 2003년 중국 상하이에 ‘동방CJ’를 설립하며 홈쇼핑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2009년 인도 ‘스타CJ’, 2011년 일본 ‘CJ프라임쇼핑’ 등 해외 7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이 빨랐던 데다 공격적 전략을 펼치며 가시적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동방CJ 영업이익은 72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취급고 역시 2004년 180억원에서 2013년 1조797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전체 취급고 비중도 1.8%에서 36.9%로 늘었다. CJ오쇼핑은 2017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GS홈쇼핑은 2009년 인도를 시작으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해외 취급고는 8941억원으로 중국, 인도 취급액이 각각 4000억원, 2300억원을 차지한다. 올해 예상치는 1조5000억원이다. GS홈쇼핑은 전체 해외법인을 기준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빅3 가운데 가장 늦은 2011년 중국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치밀한 전략으로 단시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성공적 안착에 바탕을 두고 2014년 베트남 ‘VTV 현대홈쇼핑’을 개국했고 지난 2일에는 태국 ‘HIGH 쇼핑’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