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낀 전기를 사고파는 수요자원거래시장에 활기가 돈다. 지난 1월 발전소가 생산한 절력과 아낀 전력이 가격경쟁을 벌이는 경제성 수요자원 거래가 발생한 후 급속 성장했다. 발전과 절전이 입찰해 경쟁하는 구조가 안착됐다.

1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 수요자원거래시장 거래량이 이달을 기점으로 3만㎿h를 넘어 누적 3만7000㎿h를 기록했다. 세종시 6만7000가구가 두 달가량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전력량이다.
수요자원거래시장은 발전소나 송전망 등 신규 전원설비 건설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개설한 신규 시장이다. 사업자가 공장가동을 일시 중지시켜 자발적인 절전으로 전력 여유분을 확보하고 이를 시장에 입찰시켜 거래하는 가상발전소 개념이다. 전력수급 위기시 한 시간 전에 긴급 투입하는 신뢰성 수요자원과 일반 발전소와 가격을 경쟁하는 경제성 수요자원으로 나뉜다.
시장은 지난해 11월 처음 열렸지만 당시 거래는 전무했다. 첫 거래는 지난해 12월 신뢰성 수요자원에서 나왔다. 12월 18일 갑작스러운 한파에 처음으로 시장이 가동했다. 여기에 등록시험 및 감축시험 자원까지 포함해 총 7479㎿h가 거래됐다.
경제성 수요자원은 올해 1월 거래가 개시됐다. 1월 거래량은 551㎿h로 출발은 저조했다. 사업자 사이에서 발전소와 가격격쟁을 하는 경제성 시장보다는 신뢰성 시장 등록으로 기본금 수익을 챙기는 게 낫다는 인식이 많았다.
일부 사업자들이 경제성 시장에서 계속 성과를 올리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2월 198㎿h 거래량으로 더 위축됐던 경제성 시장은 바로 다음 달 6368㎿h로 거래량이 폭증했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거래량이 1만7385㎿h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전력도매시장에서 수요자원 거래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10일 만에 지난달치 세 배에 달하는 물량이 거래되면서 기대가 높다. 시장안정화 조치 차원에서 도입했던 순편익가격 기준이 ㎾h당 127.29원에서 122.27원으로 5원가량 내려간 것도 긍정적이다. 사업자는 전력도매시장 가격 127원 이상에서 입찰할 수 있었지만, 그 기준이 122원 선으로 떨어진 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경제성 수요자원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이달 들어 전력도매시장에서 수요자원이 거의 매일 낙찰되고 있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 수요자원=가격 기준으로 경쟁하는 시장이다. 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전력도매시장에 절전 가능한 전력량을 하루 전 입찰해 거래한다.
◆신뢰성 수요자원=전력수급 위기 시 수요관리를 위한 자원이다. 비상시 절전할 수 있는 전력량을 약정하고 전력거래소가 위급시 한 시간 전에 시장을 가동하면 약정만큼 절전에 들어가야 한다.
월별 수요반응자원 거래시장 운영 실적(단위 : MWh)
자료: 전력거래소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