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올해 발전 시설에서 화석 연료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곳에 사는 490만 명은 재생 에너지만으로 75일 동안 살아왔다. 인접한 파라과이나 콜롬비아, 브라질 등 다른 중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코스타리카 발전 시설 대부분은 수력으로 비율은 80%에 달한다.
코스타리카는 그 뿐 아니라 지열 발전까지 더하면 90%에 달하는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 2번째로 재생 에너지 비율이 높은 국가인 것. 참고로 1위는 파라과이다. 인구는 680만 명이지만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전기는 댐 하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물론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다는 건 불안정 요인이기도 하다. 코스타리카는 지난해 국가 북동부에 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 엘니뇨 현상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가뭄이 발생, 수력 발전량이 떨어졌고 디젤 발전기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유로 브라질의 경우 현재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 심한 가뭄 탓에 상파울로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남동부 지역에 전원을 공급하는 수력발전소 대부분이 위험 상태에 도달했다.
기후 변화가 미치는 영향 가운데 하나는 집중 호우다. 동시에 그 탓에 가뭄도 기존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거의 모든 기후 모델 예측이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의 경우 올해는 대형 수력발전소 4기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잘 발전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코스타리카의 또 다른 전력원은 지열 발전이다. 전체 발전량 중 15%다. 정부가 지열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만큼 비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열은 강수량과 일조시간, 심지어 유가 변동 같은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전력원인 것. 지열 발전은 수력 발전량 감소가 일어날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코스타리카에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화산이 6개다. 활동을 멈춘 화산은 수십 개에 달한다. 화산이 있는 국립공원이 전 국토 중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만일 이런 국립공원과 환경보호지역에 지열 발전소 건설이 인정된다면 더 많은 전력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