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이통사 영향력 벗어나기 `안간힘`

카드업계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업자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카드정보를 이통사에서 발급하는 ‘유심카드’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HCE(Host Card Emulation) 기술을 이용해서다.

HCE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유심을 사용하지 않고도 모바일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세계 모바일결제 시장 70% 이상을 점유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모바일 카드가 유심 기반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유심카드가 없어도 결제가 되기 때문에 모바일 카드 결제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이통사 기득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HCE 기술이 주목 받는다. 카드사가 이통사에 결제 때마다 지급했던 수수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발급하는 유심 기반 NFC를 쓰면 카드사가 이통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수수료뿐만 아니라 모바일 카드 발급 및 정보 처리와 같은 기술 부문에서도 카드사가 이통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HCE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이통사 유심카드로 모바일 카드를 발급했을 때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도 HCE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비자의 HCE 기반 결제 시스템 VCP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카드사 대부분도 HCE 솔루션 도입을 준비 중이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농협 카드는 올해 하반기 내 서비스를 출시한다. 비씨카드는 6월 안으로 HCE 방식과 토큰방식을 적용한 결제 솔루션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국내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장 확대 추이를 지켜보며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하드웨어인 유심에 비해 클라우드 기반 HCE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HCE 기반 솔루션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비자 측은 ‘토큰화’ 기술 등 추가 보안 장치로 보안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어떠한 모바일 서비스 기술을 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것까지는 잘 알지는 못한다”며 “다만 모바일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 검증”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