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 스페이스엑스(SpaceX)가 발사한 로켓인 팔콘9에 실린 무인 보급선 드래곤 CRS-6에는 물과 음식, 옷 같은 식품과 일용품은 물론 실험용 재료와 장비, 초소형 인공위성 같은 과학 연구용 장비가 실렸다. 이들 장비는 모두 17일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반입됐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ISS프레소(ISSPresso). 이 제품은 우주비행사를 위한 첫 번째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이 제품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첫 여성 우주비행사인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Samantha Cristoforetti)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다. 당초 지난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배송할 예정이었지만 오비탈사이언스(Orbital Sciences)의 물자 수송용 무인 로켓인 안타레스가 지난해 10월 28일 발사 도중 폭발되면서 파괴됐다.
ISS프레소를 개발한 곳은 이탈리아우주국 ISA와 커피 브랜드인 라바짜, 기술 개발 기업인 라그로텍이다. 이 제품은 무중력 상태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개량을 거듭해왔다.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은 스팀 파이프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9bar 압력을 견딜 수 있다. 이에 비해 ISS프레소는 스틸 재질로 파이프를 바꿔 400bar에 달하는 압력까지 거뜬하다.
물론 ISS프레소로 만든 커피는 컵이 아닌 파우치에 담는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마시는 여느 음료와 마찬가지로 우주비행사 역시 빨대를 이용해 커피를 마신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주비행사에게 커피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과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가끔씩 제공되는 아이스크림과 쌍벽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나 아이스크림은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실제로 우주비행사는 한정된 공간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 국제우주정거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경보음이 공개되기도 했다. 선내에서 경보음이 울리게 되면 급격한 감압이나 화재 등 생명에 위험을 미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건 극히 드물다.
2000년부터 운행 중인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런 경보음이 울린 건 지금까지 몇 회 수준이다. 최근에는 올해 1월 암모니아 누설로 탑승 우주비행사 6명이 모두 러시아 모듈로 대피하기도 했다.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소유즈 우주선을 우주인을 위한 구명보트 삼아 대피하는 것이다.
한편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드래곤 CRS-6은 5주 동안 머문 뒤 연구 성과물과 우주에서 발생한 불용품 등 1,360kg을 실은 뒤 태평양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