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스쿠터가 도심 교통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올까. 대만 제조사인 고고로(Gogoro)가 자사의 전기 스쿠터와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통해 스마트 시티를 구현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타이베이에서 테스트를 시작한다.
이 회사는 지난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5 기간 중 스마트 스쿠터를 발표를 주목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은 스쿠터 본체에 55개에 달하는 센서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 제품 상태를 관리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도 연동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95km/h, 50km까지 순간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4.2초로 민첩하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는 만큼 당연히 유해 가스 배출 제로, 친환경인 건 물론이다.
하지만 고고로가 추구하는 가장 큰 혁신이 스쿠터 자체는 아니다. 거리에 ATM 크기에 불과한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사용자가 배터리를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주유소 같은 시스템인 고스테이션(Gostation)이 그것. 고고로는 4월부터 타이베이에서 이 시스템의 테스트를 시작한다.
사실 전기 자동차의 경우 배터리 교환 시스템은 이제까지 성공한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스쿠터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고고로의 스마트 스쿠터 배터리는 무게가 9kg에 불과해 가볍게 교체할 수 있다. 고고로가 밝힌 교체 시간은 6초에 불과하다.
그 뿐 아니라 스테이션 크기가 작은 데다 비교적 저가여서 충분한 수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기 자동차의 경우처럼 인프라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연속 주행 거리가 100km인 스마트 스쿠터를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고로의 테스트에는 운전자 10명이 참가한다. 이 중 절반은 일반인 중에 뽑는다. 참가자는 스마트 스쿠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고로는 테스트 기간 중 10만 시간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테스트 지역으로 타이베이를 선정한 이유는 이 도시가 스마트 시티 구축에 적극적인 데다 중화권이나 동남아 같은 지역이 스쿠터 이용도가 높다는 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