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바탕으로 TV 시장 창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생산 계획을 대폭 조정했다. 풀HD(FHD) OLED TV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량 증가와 초고화질(UHD) OLED TV 패널 수율이 낮은 게 이유다. 연초 발생한 질소가스 누출로 공장 가동이 일시 멈춘 사건까지 겹치면서 생산 계획을 보수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 생산량을 일부 감축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OLED TV 패널 74만2000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65만대에서 올해 초 50만대로 중반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50만장 밑으로 다시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패널 생산량 목표를 70만장 넘게 잡았으나 계속해서 줄였다”며 “올해 50만장만 달성해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은 두 가지 이유다. 높은 수준까지 수율을 끌어올린 FHD OLED 패널은 시장 수요가 따르지 않아 재고 부담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퀀텀닷(QD) 필름을 채택한 UHD LCD TV까지 등장하면서 가격에서 밀려 차별화된 가치를 내걸기가 힘들어졌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는 QDTV와 UHD OLED TV가 경쟁 구도다. UHD OLED TV가 가격은 높지만 성능은 QDTV를 압도한다. 하지만 OLED 패널은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FHD OLED 패널은 거의 생산하지 않고, UHD OLED TV 패널 생산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LG디스플레이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FHD OLED는 수율이 LCD 패널 수준으로 나올 정도로 높지만 UHD OLED는 수율이 기대에 못 미쳐 고민이 많다”며 “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UHD OLED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생산 계획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UHD OLED TV 패널 수율을 70~80% 수준으로 확보하면 내년에 현 생산량 갑절에 가까운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부터 OLED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M1에 이어 8세대(2200×2500㎜) WRGB M2 라인을 증설해왔다. M2 라인은 패널 생산량 월 2만6000장을 목표로 작년 말 8000장 규모 일부 라인이 우선 가동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M2 라인에서 55·65·77인치 등 다양한 대면적 UHD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라 밝혔지만 현재 65·77인치 TV 가격이 너무 비싼 만큼 55인치 UHD OLED TV 패널 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 UHD OLED TV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다른 경쟁 업체 역시 OLED TV에 대응하거나 빨리 8K UHD LCD 패널 생산에 나서야 한다”며 “올해는 이러한 중장기 승자가 결정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