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에 중소기업은 지원과 육성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난관 탈출 해법을 제시하는 든든한 조력자기도 하다.
성일터빈은 남동발전이 직면했던 난제 중 하나였던 수도권 대기환경 기준 강화 문제를 뚫을 수 있도록 도운 회사다. 양사는 가스터빈 저녹스(NOx)버너 국산화를 통해 강화된 대기환경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었으며, 나아가 설비 원제작사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남동발전과 성일터빈 협력은 경기도 지역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강화로 분당복합화력 설비 개선을 요구받으면서 시작됐다. 분당복합화력이 강화된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선 가스터빈에 저녹스버너를 설치해야 했지만, 터빈 원제작사인 알스톰으로부터 제품을 새로 구입한다면 수십억원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다.
그동안 발전산업 전 분야에서 많은 기술과 설비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가스터빈만큼은 여전히 취약 분야로 꼽혀왔다. 가스터빈은 증기터빈과 달리 가스 폭발에 의한 내부 온도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술 장벽이 높았다. 지금도 대용량 가스터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알스톰 제품을 수입해 교체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남동발전과 성일터빈은 부품 국산화라는 정면돌파 루트를 택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된 저녹스버너를 분당복합화력에 설치해 실증시험에 나섰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질소산화물은 기존보다 30%나 줄었고, 가격도 알스톰 제품보다 30% 저렴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성일터빈은 원제작사인 알스톰에도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벤더등록을 신청했고, 실사를 거쳐 납품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남동발전은 성일터빈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성공한 저녹스버너를 개발 선정품으로 지정했다. 또 분당복합화력에 설치 운전 중인 구형 제품을 신형 저녹스버너로 점진적으로 교체해 강화된 환경 규제기준을 준수해 나갈 방침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