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험인증 시장이 10조원대 진입한다. 시장 확대에 맞춰 관련 업계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10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 조사치인 2013년 8조9937억원에 그동안 성장률 7.8%를 감안했다. 업계는 최근 기술 융·복합 트렌드와 국내외 기업 인증 수요를 감안할 때 성장률 7.8%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국내 인증 수요 성장률은 해외(5.9%)와 비교해 1.9%포인트 높다. 글로벌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약 157조원이다.

시장 확대에 맞춰 업계가 투자에 속도를 낸다. HCT는 기존 무선통신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장비, 웨어러블 기기 등 비강제 인증분야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해 모바일 장비 테스트 시스템을 비롯해 중소형 배터리 시스템, 차량용 레이더 시험장비 등을 구비한다.
지난해 말 인증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디티앤씨도 사업영역을 늘렸다. IT에서 자동차전장·의료기기로 영역을 넓혀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회사는 최근 원자력·방위산업·철도·항공우주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이 분야 인증을 위해 18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공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재단법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도 기관 이전 등과 맞물려 대대적 투자를 펼치고 있다.
KTL은 이달 13일 진주 이전과 함께 항공·플랜트·나노재료 인증 투자를 펼치고 있다. 인력 50~60명도 충원 중이다. 이들 분야는 진주를 비롯해 주변지역 주력 산업이다. 박정원 KTL 기획조정본부장은 “남부에 시험인증기관이 없어 수요가 많다”며 “지역 육성산업과 시너지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KTR도 올해 200억원가량을 투입해 자동차용 능동형 안전 디바이스 평가 시스템 등을 도입한다. 최근 출시가 늘고 있는 스마트카 시장 대응 일환이다. KTR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차량 간 통신기술과 차량용 레이더 측정시험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확보했다”며 “해외 인증기관이 독점하고 있는 관련 시험평가를 국내에서 시행해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올해 매출 2배가 골자인 ‘더블 KTC’를 선언한 KTC는 고신뢰성 단락차단 시험설비, 고전압 케이블 시험설비 등 첨단 시험장비를 확보했다. 또 유럽인증에서 강제화하고 있는 무향실과 미국 에너지스타 시험이 가능한 배광실을 구축했다. KTC는 2018년까지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험인증평가센터 건립도 진행 중이다.
정의식 국표원 시험인증정책과장은 “외국 시험인증기관이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 인증업체 점유율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국내 인증업체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자체 인증을 제외한 국내 시험인증 시장에서 국내 인증기업·기관 점유율은 2010년 75%에서 2013년 76%로 늘었다. 허봉재 HCT 부사장은 “세계적인 인증기업 연구소 시설이 우리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때가 많다”며 “정부가 지원한다면 해외에서 단기간에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국내 시험인증 시장 추이 및 전망(단위:조원)※자료:국가기술표준원>
<【표】글로벌 시험인증 시장 추이 및 전망 (단위:조원)※자료:국가기술표준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