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해외출시 삼성TV 역수입 판매...최대 가전유통사의 ‘직구’

최대 가전유통사 '해외직구'로 시장 격변 예고

롯데하이마트가 삼성전자 해외출시 TV를 국내에 판매한다. 최대 가전유통전문회사가 외국향으로 출시된 ‘코리아 브랜드’ 가전을 국내에서 유통하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북미시장 수출 전용모델인 삼성전자 65인치 풀HD TV(모델명 6350)를 주요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한국총괄을 통해 수입됐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모델로,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이 생산했다. 하이마트는 지난주부터 1000대 한정 판매를 시작했고 조만간 완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해외 직구 인기를 반영해 ‘이벤트’ 성격으로 TV 역수입 판매를 기획했다. 유사한 제품이 국내와 해외 가격 차가 크게 날수록 ‘직구족’에게 인기가 높다.

하이마트의 이벤트 TV 판매가는 230만원이다. 큰 화면을 선호하지만 여러 추가기능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삼성 65인치 초고선명(UHD) TV 국내 판매가는 450만~900만원대에 이른다.

하이마트 역수입 판매는 아직까지는 시범판매 성격이다. 소비자 호응이 확인되면 향후 삼성전자 백색가전은 물론이고 LG전자 가전제품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원하면 하이마트는 간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고기능 프리미엄 가전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좋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할 소비자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해외출시 삼성TV 역수입 판매...최대 가전유통사의 ‘직구’

롯데하이마트 역수입 판매는 앞으로 내수 가전유통시장에 격변을 예고했다. 소규모업체만 해외 직구한다는 인식이 깨졌다. 그동안 가전제품 역수입은 일부 직접구매 대행 쇼핑몰에서 이뤄졌다. 관례를 깨고 국내 최대 가전유통사가 역수입 대열에 동참한 셈이다.

향후 롯데하이마트가 역수입 판매 제품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전자랜드나 주요 홈쇼핑, 오픈마켓 등에서도 직구 형태 가전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가 해외에서는 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을 모두 팔면서 국내에는 고가 모델만 출시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한국 브랜드 가전제품 역수입이 늘어날 수 있고, 삼성·LG가 국내시장에 보다 다양한 가격대 제품군을 출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대형 매장에서 역수입 제품을 만나게 되면서 역수입 제품에 대한 중장년 소비자층 인식도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일부 제품을 도입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줄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