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중국 저가 SUV 성장에 주목"

중국 토종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내수 시장에서 약진, 우리나라 회사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은 아직 낮지만, 지금 같은 속도로 성장하면 세계 최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종 저가 SUV 성장이 합자회사 승용차 점유율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중국 저가 SUV 성장에 주목"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21일 ‘2015 상하이 모터쇼’를 방문해 중국 자동차 전시관을 둘러본 뒤 “겉모양에서 별 차이가 없는 자동차를 반값에 만든다는 게 놀랍다”며 “내구성은 시험을 해보면 우리보다 떨어지겠지만 가격 요인은 정확히 연구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저가 SUV 판매 성장에 주목했다.

이 부회장은 “(토종 브랜드의) 반값 SUV가 합자 브랜드 승용차 판매를 잠식하고 있다”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 SUV 인기를 토종 브랜드가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는 장성기차와 장안기차를 꼽았다. 두 회사는 지난 1분기에만 각각 75%, 29%씩 성장했다. 이 부회장은 장안기차 부스에 들러 SUV 모델인 CS 75와 CS 35를 직접 살펴봤다.

내구성과 성능은 아직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합자 브랜드는 내구성 수준을 상대 회사 수준에 맞춰야 하지만 로컬 브랜드는 그런 제약이 없다”며 “내구성 쪽에서는 분명히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와 같은 조건으로 내구 시험을 하면 차이가 많을 것”이라면서 “로컬 브랜드가 무섭게 따라오고 있기 때문에 직접 뜯어보고 내구 시험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안기차 CS 35를 살펴본 뒤에는 홍보 담당 임원을 불러 “차량 마크가 에쿠스와 똑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다른 회사 부스를 살펴볼 때도 가격을 위주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기아차 부스에 도착한 뒤 럭스젠, 푸조, 시트로엥, 르노, 동펑, BYD, 닛산, 지리자동차, 도요타 등이 전시한 차량을 차례로 살펴봤다. SUV 모델 위주로 관람하며 동행한 직원에게 차량 가격과 현지 생산 시 가격 조정 폭 등을 물었다.

상하이(중국)=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