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업계, 통일대비에 팔 걷었다

전기업계가 남북 간 전력체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갑작스러운 통일 상황까지 상정해 놓고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다.

전기진흥회는 ‘전기산업 통일연구협의회’에서 남북 간 전력계통 연계 표준화를 핵심으로 한 로드맵을 21일 공개했다. 전기공사협회도 지난해 출범한 ‘전기 분야 통일위원회’에서 북한 인력 양성에 팔을 걷었다.

협의회는 지난해 전기진흥회와 한국전기연구원·기초전력연구원 등 전기업계 산학연으로 구성된 공동체다. 남북 전력기자재 통일화와 전력산업 통합체제 구축으로 한국형 전기산업 시장 창출과 통일비용 절감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협의회는 북한 전력산업·전기기기 현황을 조사한 후 남북한 전력기기 표준을 도출할 계획이다. 올해 조사를 완료하고 내년까지 표준화 전략 및 남북한 정보체계와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북한 전력부족과 전력설비 노후화에 따른 해결책도 제시한다.

북한 전력상황은 남한발전설비 용량 9% 수준으로 송배전 계통체계부터 다르다. 협의회는 중국과 러시아 등 대북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북한전기 기술자 초청교육이나 기술교류로 남북 전기전문가 협의체를 별도 구성, ‘남북 합동 로드맵’도 수립할 계획이다.

장세창 전기진흥회장은 “협의회가 전기산업계 통일비전을 밝히는 첫걸음”이라며 “통일에 대비해 남북 간 표준화는 물론이고 새로운 시장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협회는 전기 분야 통일위원회를 주축으로 전문기술 인력 양성에 나섰다. 협회는 이달 초 제2 하나원과 북한이탈주민 전기공사 기술교육 및 취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 행보에 들어갔다. 탈북자 대상 전기시공 분야 교육 신설과 옌볜·평양과기대 전기학과 개설도 추진한다.

한국과 대등한 수준 교육을 받은 인재를 양성해 통일에 따른 전력산업계 새로운 상생모델로 발전시킨다는 취지다. 협회는 올해 초 김진경 옌볜·평양과기대 총장을 초청해 현안을 협의하고 실무추진단을 꾸려 구체적 협력에 들어갔다. 전기 분야 통일위원회는 전기 분야 용어 통일과 공사 표준화, 북한 내 전기공사 기술인력 양성 등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표. 남·북한 전력 현황(2012년 기준)/자료:전기진흥회>


표. 남·북한 전력 현황(2012년 기준)/자료:전기진흥회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