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6년간 3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시스템을 3백만원의 예산으로 구축해냈다. 새로 도입된 시스템은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 간 심의영상을 공유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를 통해 관련 부서의 출장이 줄어 실제 예산절감 효과는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스템 구축은 2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심의영상을 실시간으로 서울의 심판위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1단계 사업에 대한 평가를 거쳐 올 하반기에는, 2단계로 렛츠런파크 서울의 심의영상을 부산경남으로 공유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심의영상은 그 동안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는 서울에서만, 부산경남 경주는 부산경남에서만 각각의 렛츠런파크 관람대에 마련된 심판위원실에서 시청이 가능했다.
시스템 구축에 발벗고 나선 렛츠런파크 서울 방송팀은 장비투자비나 중계망 임차비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6년간 3억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렛츠런파크 서울 김정 방송팀장은 “전문가들과 관련 업체들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방법을 찾았다. 쉽지 않았지만 끊임없이 외부 전문가로부터 기술 자문을 구했고 결국 기존 중계망을 최대한 활용해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며, “장비를 새로 들이는 것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산을 크게 절감한 것만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방법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든 비용은 3백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을 크게 절감했기 때문에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아니다. 렛츠런파크에서 매주 펼쳐지는 경주마들의 레이스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부정행위에 대비해 경주마다 6개 혹은 8개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저장되는데 경주 심의를 위해 사용되는데 공유되는 영상은 3개 각도의 영상만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2014년 도입돼 올해 들어 전면 시행된 ‘레이팅(경주마 능력지수) 제도’가 시스템 개발을 더 절실하게 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의 경주마들에게도 레이팅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 업무를 위해 서울의 핸디위원이 거의 매주 부산경남으로 출장을 가야했다. 한국마사회 장병운 경주체계전화TF팀장은 “시스템이 새로 구축돼 출장이 많이 줄었다. 이제 심의위원실 뿐만 아니라 사무용 컴퓨터에서도 심의영상을 볼 수 있다. 2단계 사업까지 완성되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최근 경주마 ‘강해’가 결승선을 100M 앞에 두고 경쟁마의 추월에 분노해 추월한 경주마의 엉덩이를 물려고 하는 심의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중계화면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각도의 영상을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제거했고, 경주마 ‘강해’는 영상을 통해 ‘경주로의 핵이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성률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