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립대학교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등 지역 국립대는 지금까지 IBS 연구단을 단 한 개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IBS 연구단 유치는 대규모 연구비 지원을 넘어 지역 과학계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지자체와 국립대, 지역 과학계는 6차 선정 중인 올해를 마지막 기회로 보고 유치 가능한 4장의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2년 시작한 IBS 연구단 선정·운영은 세계적인 과학자 유치와 신진 연구 리더 양성을 위해 정부가 매년 100억원씩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대형 기초과학 연구지원 사업이다. 일명 ‘노벨상 프로젝트’로 불린다.
◇IBS 연구단, 50개 중 24개 선정
IBS 연구단은 세계적인 과학자를 연구단장으로 뽑아 국내에 정착시켜 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 연구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기존 연구단 선정 절차와 달리 먼저 연구단을 이끌 연구단장을 공모하고 선정된 연구단장에게 연구단 구성과 운영을 일임한다.
연구단 설립 규모는 오는 2017년까지 50개 안팎으로 잡혀 있다. 연구단 유형은 세 가지로 IBS 본원 내에 설치하는 본원 연구단 15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중심 캠퍼스 연구단 25개(대전 KAIST와 출연연 연합 10개, 대구 DGIST와 울산 UNIST, 포항 포스텍 연합 10개, 광주 GIST 5개), 외부 연구단 10개로 구분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IBS는 지난해까지 5차에 걸쳐 24명의 연구단(장)을 선정했다.
선정 현황을 연구단 유형과 캠퍼스별로 구분하면 본원 연구단장 5명, 캠퍼스 연구단장에 KAIST 4명, 포스텍 4명, UNIST 3명, DGIST와 GIST 각각 1명씩이다. 외부 연구단(장)은 서울대가 3명, 성균관대 2명, 고려대가 1명을 확보했다.
현재 6차 연구단장 선정 평가를 진행 중이며 6차 선정에는 신규와 재심을 포함, 100여명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IBS는 이달 말까지 1차 서류 심사에서 2~3배수의 심층평가 후보를 선정한다. 이어 인터뷰와 공개 심포지엄 등 5개월간의 심층 평가를 거쳐 10월 이후 추가 연구단장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 연구단 유치 전무
지역 국립대가 IBS 연구단을 유치하려면 전국 경쟁으로 외부 연구단에 선정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대다수 지역 국립대와 몇몇 사립대는 지난 2012년 사업 첫해부터 연구단 유치에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탈락했고 10개 외부 연구단 중 이미 6개는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이 차지한 상태다.
지역 대학이 연구단장 선정 경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이유는 세계적인 과학자를 연구단장 후보로 섭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정된 24명의 연구단장을 보면 모두가 해당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거둬 노벨상에 근접한 석학이다.
연구단장을 다수 배출한 수도권 유명 국·사립대와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은 자체 교수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유명 석학 발굴에 전력을 기울였다. 발굴 후에는 ‘삼고초려’ 정신으로 설득해 단장 후보를 만들었고 결국 연구단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 석학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그 배우자 출신지와 개인적 관심사까지 파악하고 집요한 설득 끝에 연구단장을 만든 UNIST의 일화는 유명하다.
◇지자체와 지역 대학·과학계 총력체제로
IBS 연구단을 유치하게 되면 대규모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위상과도 연결된다. 다시 말해 지역 과학계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다.
지난 3년간 단 한 개의 연구단도 확보하지 못한 지자체와 지역 대학 및 과학계는 올해가 연구단 유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총 10개의 외부 연구단 중에서 이미 선정된 수도권 6개를 제외하고 남아있는 연구단은 4개 뿐이다.
부산 지역은 이번 6차 선정에 부산대와 부경대, 동아대 3개 대학이 4수 도전에 나섰다. 역시 수차례 탈락한 경북대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등 주요 지역 국립대와 해당 지자체도 이번 6차 선정을 기대하면 재도전장을 던졌다.
부산의 한 과학계 인사는 “올해로 4수, 시험 횟수로 치면 6번째 도전”이라며 “올해는 어느 해보다 수준 높은 단장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에 내심 연구단 유치 최종 선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IBS 연구단 선정 현황(2015년 2월) *자료 : IBS>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