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3분기 트랜지스터를 36단으로 쌓아올린 3차원(3D) V낸드 양산을 시작한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인 도시바는 물론이고 마이크론, 샌디스크도 각각 4분기부터 3D 낸드를 양산한다. 3D 낸드로 빠르게 2D 시장을 교체할 계획이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3D 낸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양산한 2세대(32단) 트리플레벨셀(TLC) 3D 낸드는 16나노미터(㎚) 공정의 2D 낸드와 성능이 비슷하다. 수직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정비가 줄어드는데다 별도 공정 전환 투자비가 필요하지 않아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낸드 제조사들이 적층 단수를 높인 3D 낸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3D 낸드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대용량 V낸드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적용해 노트북, 데스크톱 등 모든 PC용 SSD 제품군을 갖췄다. 500GB 이상 대용량 SSD 비중을 높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세대인 36단 3D 낸드 개발을 3분기 초에 마무리하고 양산한다. 연말에는 3세대(48단) 3D 낸드 사전 검증을 시작해 3세대 낸드 시대를 연다는 전략이다.
고용량 스마트폰, 엔터프라이즈, PC 등 SSD 시장 수요에 대응해 경쟁사보다 낮은 SSD 매출 확대도 노린다. 3분기에 TLC 구조를 적용한 SSD를 양산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전체 SSD에서 3D TLC 낸드 비중을 20~30% 수준으로 정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 도시바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전략 파트너 샌디스크와 함께 48단 3D 낸드를 개발하고 샘플을 고객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1개 셀에 3비트를 저장하는 TLC 기술을 적용한 국내 기업과 달리 2비트를 저장하는 멀티레벨셀(MLC) 제품이다.
도시바는 내년 상반기 일본 욧카이치 공장에서 48단 3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용량은 128Gb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줬지만 낸드플래시 만큼은 선두 입지를 잃지 않겠다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마이크론과 인텔도 256Gb 용량 32단 MLC 낸드와 384Gb 용량 TLC 낸드를 연말부터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낸드 기반 SSD도 개발해 내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인텔은 지난해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34%)보다 점유율이 절반 수준인 17%에 그쳐 3D 낸드 양산이 시급하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3D 낸드 양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내년부터 3D 낸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SSD, 모바일용 낸드 등 3D 낸드를 필요로 하는 대용량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 36.5%, 도시바 31.8%, 마이크론 18.9%, SK하이닉스 12.8%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는 TLC 낸드가 4분기까지 전체 낸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컨수머 전자제품에 대용량 TLC 낸드 탑재 비중이 커진데다 컨트롤러 기술이 성숙하면서 낸드 성능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이 MLC의 80~85% 수준으로 낮아진 것도 한 몫 한다고 분석했다.
표1. 2014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 36.5%
도시바 31.8%
마이크론 18.9%
SK하이닉스 12.8%
(자료:IHS)
표2. 타입별 낸드플래시 비중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
(자료:D램익스체인지)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