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 전문건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대기업 유보금 설정에 따른 ‘갑질’로 경영애로를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42개를 대상으로 ‘대기업(공공기관) 유보금 설정에 따른 애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중소기업 40%가 협력사 결제지연, 재무구조 악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보금이란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공상 하자에 대해 원래 사업자가 보장받기 위해 중소 협력사에 줄 대금을 유보하는 금액을 말한다.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이 유보금을 설정하면서 계약서상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88.2%에 달했다. 유보금 설정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계약금액 중 유보금 설정 규모는 5% 미만이 73.5%로 가장 많았고 5~10% 미만(18.6%), 10~15%미만(3.9%) 순이었다. 공사 완료 후 유보금을 지급받는 기간은 6개월 미만(84.3%)이 대부분이었지만 1년 이상 지난 후에 받는 비율도 5.0%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유보된 금액을 공사 완료 이후 100% 지급받는 비율이 84.3%로 조사됐지만 15.7%는 유보된 금액을 전액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체 공사기간이 짧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전체공사 기간이 길고 금액이 크면 결국 우리가 그 기간 동안 감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유보금 지급이 늦어지면 협력사 대금결제 지연(49.0%)이 가장 빈번한 애로사항으로 나타났고, 재무구조 악화(33.3%),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기회 상실(5.9%) 순으로 나타나 경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