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월 28일,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데니스 티토가 인류 역사상 첫 우주관광을 떠났다.
세계 첫 우주관광객이 된 티토는 사업으로 엄청난 재산을 벌었지만, 사실 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티토는 뉴욕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렌설러공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이후 NASA에서 화성탐사선 마리너 4호와 5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5년간 일했다. NASA를 나온 티토는 금융회사 ‘윌셔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하고, 금융투자와 관리 컨설턴트로 일하며 많은 재산을 모았다.
우주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던 티토는 우주관광에 관심을 가졌고, 마침 재정난으로 민간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러시아를 통해 우주를 다녀왔다. 당시 러시아 항공우주국은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1인당 2000만달러(한화 약 217억원)를 받고 민간인을 우주로 보내는 사업을 추진했다.
티토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하는 러시아 ‘소유즈 TM32’호에 탑승해 국제우주정거장(ISS)로 출발했다. 소유즈 우주선이 ISS에 화물과 물자를 보낼 때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과 함께 탑승했다. 티토의 총 우주비행 시간은 7일 22시간이며, ISS에는 6일간 머물렀다.
ISS에서 예정됐던 기간을 모두 보낸 티토는 지구로 귀환했고, 카자흐스탄 사막에 무사히 착륙했다. 당시 그의 귀환 장면은 CNN을 통해 생중계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우주선에 나온 티토는 “멋진 여행이었고,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티토의 우주관광을 시작으로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크 셔틀워스가 소유즈 우주선으로 우주여행을 하는 등 지금까지 총 7명의 지구인이 우주관광을 다녀왔다. 현재는 민간 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이 설립되는 등 본격적인 우주관광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티토는 우주개발을 위한 화성인스피레이션재단(IMF)을 설립하고, 2018년에 화성에 우주여행객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