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정부 대처, 브라질 TV 수입규제 뚫었다

정부 시험인증기관의 발 빠른 대처로 브라질 TV 수입규제를 돌파할 수 있게 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브라질 인증기관 국립계량품질기술원(INMETRO)으로부터 TV(부품 포함) 공동 시험소 지정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27일 밝혔다.

브라질 TV수입 규제를 정부기관의 발빠른 대처로 쉽게 뚫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LG전자가 올해 브라질에서 개최한 TV 신제품 발표회 모습.
브라질 TV수입 규제를 정부기관의 발빠른 대처로 쉽게 뚫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LG전자가 올해 브라질에서 개최한 TV 신제품 발표회 모습.

내달까지 관련 서류 작업을 마무리하면 지정된다. KTL은 인증 시스템 구비 중이며 6월 인증업무를 개시한다.

브라질 정부는 자국민 보호 일환으로 올해부터 새로운 TV 인증 규제를 도입했다. TV와 플러그, 케이블, 소켓, 스위치, 램프안정기 등 TV부품도 대상이다. 전기안전, 에너지 효율, 전자파 세 가지 검사로 이뤄진다. INMETRO 인정 시험소에서만 인증이 가능하다.

제도는 우리 기업에 기회다. 브라질 정부가 전자파 검사에 해외 도입 사례가 없는 ‘국제전파장해특별위원회(CISPR) 32’ 시험방법을 채택해서다. CISPR 32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주도해 개발한 시험방법이다. 해외에선 오디오·비디오 응용기기 시험방법인 CISPR 11과 정보기기 시험방법인 CISPR 22를 적용해 왔다.

KTL이 지정되면 국내 TV업계는 브라질 정부가 새롭게 도입하는 수입규제를 어렵지 않게 넘게 된다. 브라질 공장에서 막대한 규모를 생산하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양산에 앞서 국내에서 만든 제품으로 미리 인증을 받는다. 대개 신 모델 인증 과정에서 대기업은 한두 차례, 중소기업은 많게는 다섯 차례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브라질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면 막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재시험 과정에서 시간 낭비로 수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브라질 TV(부품 포함) 수출 규모는 4억3700만달러다. 현지에 생산라인이 있는 기업 수출물량은 제외된 것이다.

송태승 KTL 스마트기반기술센터장은 “CISPR 32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주도해 중국 정부가 계속 시험방법을 문의한다”며 “브라질에서 중국 기업 추격을 따돌리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 규제 대응은 적극적 정부 지원이 한몫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한-브라질 표준인증 협력센터’를 브라질 국립계량품질기술원(INMETRO)에 개설했다. INMETRO은 국표원과 같은 브라질 정부기관이다. 브라질은 신흥경제국 가운데 무역기술장벽(TBT) 통보가 가장 많은 국가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기술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