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진공장비업체 알박의 한국법인인 한국알박이 전기자동차 충전기시장에 진출한다.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특정 전기차 전용 충전기술로 경쟁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국알박은 전기차용 중속(22㎾h급) 충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르노삼성차와 충전기 보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28일 밝혔다. 르노삼성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때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르노·르노삼성 전기차는 다른 전기차 기종 충전 방식(DC형 콤보·차데모)과 달리 유일하게 AC(교류) 3상 방식만 쓴다. 이 때문에 충전기 전담 업체가 필요하다.
두 회사는 우선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모델을 이용한 전기택시·전기차 렌터카 사업에 협력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는 전압변환장치(인버터) 등 추가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차량 공간 확보에 효율적이다. 22㎾h급 충전기임에도 7㎾h급 완속충전기와 비슷한 크기로 작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데이터 통신을 위해 CAN(Controller Area Network)이나 전력선통신(PLC) 방식 모뎀을 쓰지 않고 직류전압차를 이용해 통신한다.
차량(배터리용량 20~24㎾h) 완전충전에 소요되는 시간도 두 시간이면 충분한다. 완속충전기 대비 세 배 빠른 충전 속도에, 급속충전기 대비 저렴한 설치비용이 강점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속충전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백충렬 한국알박 대표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중속충전기를 개발한 만큼 한국 충전인프라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알박은 중속충전기 외에도 DC 방식 완·급속충전기도 개발해 현대기아차 등과 공급 테스트 중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