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사라지면…지구는 어떻게 될까?

만일 인류가 멸종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인간은 새로운 강이나 바다에 인공섬 같은 걸 만들기도 한다. 산을 평지로 만드는 등 지구의 지형과 환경을 바꿔버릴 만큼 큰 변화를 주는 지구상 유일한 생물인 것. 그런데 만일 이런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인류가 사라지면…지구는 어떻게 될까?

유튜브 인기 채널인 에이셉사이언스(AsapSCIENCE)에 따르면 지구에서 인간이 없어질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혼란 상태가 계속된다. 인간이 없어지면 몇 시간 안에 발전소는 연료를 다 써버려서 멈추게 된다. 그 영향으로 거리에서 빛이 사라지고 울타리도 작동을 멈춘다.

전 세계 15억 마리가 넘는 소와 10억 마리에 달하는 돼지, 200억 마리인 닭 등 가축이 먹이를 찾아 축사와 울타리 밖으로 튀어 나오게 된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어지는 만큼 가축 대부분은 굶어죽거나 전 세계에 5억 마리 이상인 개나 비슷한 수준인 고양이의 먹이가 될 수 잇다. 물론 개와 고양이 역시 인공적으로 개량된 품종은 야생에 적응하고 더 튼튼한 잡종, 늑대나 코요테, 살쾡이 등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쥐나 바퀴벌레는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다. 도시에서 가장 많은 건 가로수와 강이다. 전기 펌프가 작동하지 않는 만큼 지하철은 수몰될 것이다. 거리와 건물은 잡초와 덩굴 투성이가 되며 큰 식물과 나무가 무성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도시가 수몰되고 초목으로 뒤덮이기 전에 수많은 도시는 불로 철저하게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 교외에 있는 주택에는 아직도 목재가 많이 쓰이는데 벼락 한 번만 쳐도 주택에 불이 붙고 일대가 소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불이 아니더라도 이런 교외나 지방에 있는 주택에 들어간 나무는 수십 년 안에 파괴될 것이다. 원인은 불이 아니라 흰개미 등의 범행(?)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사라지고 100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목재 건축물은 사라진다. 남는 건 건물 기초와 자동차 등에 쓰이는 철강 등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머지않아 부식되어 간다. 예를 들어 스틸은 표면 코팅이 없으면 즉시 산소와 반응해 녹이 슬기 시작한다. 인간이 사라지면 이들 재료의 수명도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인간이 사라지고 수백 년이 지나면 전 세계 동물 대부분은 인간이 탄생하기 이전 생활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생물 서식 분포에선 인간만 사라진 형태를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낙타가 호주에 서식하고 북미와 유럽에서 수입한 새가 서식한다. 대평원에는 사자가 살고 남미에선 하마가 서식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 전 세계 동물원에서 도망친 동물이 그대로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인간이 없어져도 남을 것으로 보이는 건 라디오와 위성전화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다. 이들은 반영구적으로 지구에 남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이나 황화물 고무 등 화학적 결합물은 박테리아 같은 물질이 분해할 때 사용하는 소화 효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금속과 달리 플라스틱은 부식되지 않는다. 이런 물질은 소멸하는 것도 아니어서 물에 휩쓸려 바다에 둥둥 뜨거나 흙속에 파묻히는 등 여러 형태로 지구에 남게 된다.

물론 지구상에 뭐가 남고 사라질지는 환경에 크게 좌우되지만 상대적으로 사막에서 더 많은 게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사막에는 부식을 진행하거나 분해를 지원하는 수분이 적기 때문. 탄소 순환이 이산화탄소 수준을 수천 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줄 가능성도 있다. 그 밖에 유기 화학 물질과 방사성 물질도 오랫동안 지구상에 남을 물질이 될 것이다. 인간의 손을 더한 것만 차례대로 소멸되어 간다는 게 놀라운 결과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